윤석열 언론공범④ ‘고발사주’ 몰리자 “야성이 돌아왔다” 방어막

내린수괴 윤석열이 검찰총장,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가는 동안 많은 언론이 ‘윤비어천가’를 부르며 국민의 눈과 귀를 속였다. 나라를 처참하게 망가뜨린 윤석열은 결국 구치소에 갇혔다.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됐고, 대다수 국민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열망했다. 하지만 윤석열에게 부역한 언론은 입을 씻고 표정을 바꿔, 권력의 감시자인 양 행세하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 행적이 그대로 묻힐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뉴스어디>는 이들이 그 시절에 쓴 기사를 알고 있다. 윤석열에 대권 가도를 열어준 언론공범의 반성과 사죄 없이 언론개혁은 없다. <윤석열 언론공범> 추적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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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3일, 대법원은 ‘고발사주’ 사건 핵심 피의자 손준성 검사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그러나 이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무죄’라는 결과보다, 그 이유다. 대법원이 확정한 항소심 판결문에는 ‘검찰총장’, 즉 윤석열이 언급된다.

“피고인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한 검찰총장 등 상급자가 미래통합당을 통한 고발을 기획하고, 미래통합당 측에 고발장 등을 전달할 자로 김웅을 선택한 다음 김웅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항소심 판결문 50페이지

판결문이 지목한 고발사주 진짜 기획자: 윤석열

즉 손준성은 실행자일 뿐이고, 진짜 기획자는 윤석열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검찰 지휘체계상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장인 윤석열 몰래 움직였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2일 뉴스버스가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출처: 뉴스버스)

그러나 언론은 이 같은 본질을 외면했다. 뉴스버스가 처음 이 사건을 보도한 2021년 9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 의혹 사건을 ‘조작’, ‘괴문서’ 따위의 단어를 동원해 근거 없는 얘기로 몰았다. 제보자 조성은 씨와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의 식사를 문제삼으며 ‘국정원 개입설’을 키우기도 했고, 고발사주 의혹에 항의하는 윤석열을 향해 “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아쓰기도 했다. 그렇게 정치적 기반을 지킨 윤석열은 결국 대통령이 됐다. 

뉴스어디는 ‘윤석열 대망론’에 이어 ‘고발사주’ 보도를 통해 언론이 어떻게 ‘윤석열 언론공범’이 됐는지 짚는다. 


조선·중앙의 첫 프레임: ‘감찰부장도 제보자도 못 믿겠다’

조선일보는 고발사주 사건을 본격적으로 보도하면서, 첫 기사로 <“윤석열 의혹 규명, 親정권 한동수가? 못믿겠다”>(2021.9.7.)를 실었다. 서울동부지검의 한 부장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친정권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 믿지 못하겠다”는 취지로 올린 글을 받아쓴 기사다.

이어 정 부장검사는 김오수 총장에게 “한 감찰부장을 배제할 수 없다면 한 감찰부장의 ‘여권 정치인 등과의 교류’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레드팀을 설치해 공정과 중립 등을 검증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친정권 검사로 평가되는 분들이 주요 수사보직 대부분을 차지하게 만든 인사 내용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주요 보직자들도 ‘정치인 교류’를 명확히 검증해 달라”고 했다.

조선일보 <“윤석열 의혹 규명, 親정권 한동수가? 못믿겠다”>(2021.9.7.) (출처: 조선일보)

중앙일보도 같은 부장검사의 게시글을 인용한 온라인 기사를 냈다. 한동수 감찰부장을 임명한 사람이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이라는 점, ‘친여 매체’가 제기한 사건을 그가 감찰했다는 점이 이유다. 정상적 감찰을 한 행위자를 ‘친정권’ 인사로 몰아서 ‘편파적 행위’로 둔갑시키려는 프레임이다. 

중앙일보 온라인 기사 <현직검사 “尹 고발사주 조사, 한동수 못믿겠다” 공개 반발>(2021.9.7.) (출처: 중앙일보)

법조차 무시한 조선일보의 ‘공익제보자 거래’ 보도

곧이어 제보자 조성은 씨에 대한 ‘공익신고자 자격 시비’가 나왔다. 제보자 조 씨가 ‘공익신고자 요건을 충족했다’는 대검 감찰부 판단을 문제삼았다. 조선일보는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를 벼락치기 공익신고자 만든 ‘한동수 감찰부’>(2021.9.9.)에서 대검이 ‘월권’했다고 주장했다.

대검이 이날 오전 9시 49분에 ‘공익신고자 요건을 충족했다’는 메시지를 출입기자단에 보낸 것을 두고도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상황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친여 성향 한동수 감찰부장이 여당의 전방위 의혹 제기에 보조를 맞추려다 권익위 권한을 침해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익명의 취재원 발언을 인용하며 한동수 감찰부장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지만,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 공익신고를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수사기관’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은 숨겼다. 조선일보가 이 기사에서 인용한 권익위 보도자료(자료 배포일: 2021.9.8.)에도 명시된 내용이다. 법률을 왜곡한 보도다.

조선일보는 ‘고발사주’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진상조사를 맡은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의 수사가 편향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 시계방향대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조성은, ‘공익신고자’ 자격놓고 거래했나>(2021.9.13.), <언론 제보자가 모두 공익신고자 될 수는 없다>(2021.9.10.), <공익신고 주장한 한동수 감찰부장 유임 확정적>(2021.9.10.), <제보자를 벼락치기 공익신고자 만든 ‘한동수 감찰부’>(2021.9.9.) 순. (출처: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이 주제로 일주일간 4건 이상의 기사(<공익신고 주장한 한동수 감찰부장 유임 확정적>(2021.9.10.), <언론 제보자가 모두 공익 신고자 될 수는 없다>(2021.9.10.),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조성은 ‘공익신고자’ 자격놓고 거래했나>(2021.9.13.))를 보도했다. 사건의 본질인 ‘윤석열의 검찰권 남용’ 의혹은 뒤로 밀려났다.

정치권 추측성 발언으로 ‘기사 조작설’ 띄운 중앙

중앙일보는 고발사주 의혹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작 가능성’을 주장한 근거는 정치권 인사들의 추측성 발언과 SNS 게시글이다. <윤측 “고발장 조작 가능성”…여권선 수세 몰린 윤의 사주 의심>(2021.9.6.)은 ‘조국흑서’ 저자 권경애 변호사 SNS 글을 인용했다. 후보 신분이던 김웅 전 의원에게 고발장이 전달된 것이 이상하다는 주장이지만, 김웅이 고발장을 손준성 검사로부터 직접 받았는지 여부만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을 뿐, 고발장이 김웅에게 전달된 사실 자체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항소심 재판부가 인정했다.

‘윤석열 총장→손준성 정책관→김웅 후보→통합당 법률지원단’으로 이어지는 경로에 대해서도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통합당에 막 입당해 당내 입지가 튼튼하지도 않은 김웅 의원에게 부탁했다?”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윤석열 캠프 총괄 실장인 장제원 의원도 “김 의원은 당시 의원도 아닌 데다 ‘새로운보수당’ 측에 있다가 우리 당에 와서 공천을 받고 출마한 분이다. 그분에게 고발장을 전달할 바보가 있느냐”고 말했다.

중앙일보 <윤측 “고발장 조작 가능성”…여권선 수세 몰린 윤의 사주 의심>(2021.9.6.)

중앙일보 <‘’尹고발사주’ 의혹 뭐길래…김대업 병풍, 김경준 BBK 전철 밟나>(2021.9.11.) 기사는 과거 정치 공작 사례를 언급하며, 고발사주 의혹 제기가 ‘정치공작’이라는 인상을 덧씌웠다.

국정원장과 제보자 식사  국정원 대선 개입설?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과 제보자 조성은 씨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은 ‘국정원 대선 개입’ 프레임으로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대선 막장극”, “이게 나라인가” 같은 표현을 동원했다. 

<박지원·조성은, 국정원장 공관서 함께 식사… 페북선 친분 과시>(2021.9.13.)는 박 전 원장과 제보자의 친분을 드러내는 SNS 글 등을 부각했고, <사설/ 국정원장까지 등장, 또 재연되는 대선 막장극>(2021.9.13.)은 “사실만으로 국정원장의 개입을 단정 짓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야권 유력 대선 주자에게 불리한 의혹을 제기하려던 제보자를 호텔 식당에서 단둘이 만난 것만으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고발사주 배후설’에 불을 지폈다. 

조선일보는 ‘고발사주’ 사건이 보도된 9월 한 달간 지면 기사만 62건(사진 제외)을 썼지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취재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중앙일보 역시 제보자 조 씨의 신뢰를 깎는 데 집중했다. <“조성은, CCTV 벤처에 국정원 납품 주선 제안”>(2021.9.28.), <“조성은을 진짜 키운 건 누군가”>(2021.9.17.), <“벤처기업 ‘정부지원금 유치 위해 조성은 영입’”>2021.9.16.) 등은 제보자 동기를 의심하게 하는 보도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인신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고발사주 의혹, ‘윤석열 띄우기’ 도구 되다

일부 매체는 고발사주 의혹 국면에서 오히려 윤석열을 띄웠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어떤 매든 꿩 잡으면 된다>(2021.9.14.)는 ‘고발사주’ 사건을 ‘정치 신인의 신고식’으로 전환시켰다. 

“한국의 보수 정치에서는 신인(新人)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하는 모양”이라며 고발사주 사건을 ‘정치 신인의 신고식’ 정도로 치부한 뒤, “그 배후가 여권이 아니라 어쩌면 야당 내부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라며 이를 “‘새 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득권 정치가 다시금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윤석열이 ‘고발사주’ 의혹 입장 발표 후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9.8.) (출처: SBS)

중앙일보는 <윤석열 “출처 없는 괴문서로 정치공작”>(2021.9.9.)에서 윤석열의 일방적인 해명을 제목에 싣고, “‘윤석열 특유의 야성이 돌아왔다’”, “‘정면돌파에 나섰다’”는 국민의힘 내부 평가를 덧붙이며 위기를 정치적 자산이라 포장했다.

이날 회견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특유의 야성(野性)이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6월 말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잇따른 실언 논란에 휩싸이며 지지율 정체 현상을 보이던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이라는 위기 국면에서 직접 전면에 나서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처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편향과 물타기 보도는 결국 윤석열의 ‘검찰 사유화’라는 본질을 흐렸다. 또 윤석열은 ‘정치 공작의 피해자’이자 ‘야성 있는 정치 신인’이라는 이미지를 받으며,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취재: 박채린 (rin@newswhere.org)
카피 에디터: 조연우

1 Comment
이옥수
5 months ago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포함하여> 없어져야 할 언론사이다. 이들이 언론이라는 칼자루를 들고 얼마나 부당한 행위를 저질러왔는가? 이들은 부당함과 거짓으로 우리 사회에서 특수를 누리는 기득권층 중의 기득권자들이 모여있는 악의 집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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