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언론공범② 조선과 중앙이 띄운 윤석열 ‘충청 대망론’

거리를 활보하던 내린수괴 윤석열이 다시 구속됐다. 돌이켜보면 그가 검찰총장,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가는 동안 많은 언론이 ‘윤비어천가’를 부르며 국민의 눈과 귀를 속였다. 나라를 처참하게 망가뜨린 윤석열은 결국 머그샷을 찍게 됐다. 그 사이 조기 대선이 있었고, 대다수 국민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열망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권에 부역한 언론은 입을 씻고 표정을 바꿔, 권력의 감시자인양 행세하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 행적이 그대로 묻힐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뉴스어디>는 이들이 지난여름, 아니 지난 5년간 쓴 기사를 알고 있다. 윤석열에 대권 가도를 열어준 언론공범의 반성과 사죄 없이 언론개혁은 없다. <윤석열 언론공범> 추적 시리즈를 시작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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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대통령 만들기 ‘대호 프로젝트’ 검증 없이 받아쓰기만

‘윤석열 대망론’이 나오던 시기에 이른바 ‘대호 프로젝트’도 언론에 오르내렸다. 윤석열과 검찰 측근이 기획했다는 ‘윤석열 대통령 프로젝트’다. 신동아 2019년 9월호 <“작년부터 윤석열 감찰說” 법무부 “답변 어려워” “굳건한 사명감, ‘국민의 검찰’, 수사권 보호”>라는 기사에서 처음 언급했다. “도쿄지검 특수부처럼 ‘권력의 저승사자’가 돼 수사하면 대권도 가능하다는 논리”라고 이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대호 프로젝트’는 정치 중립을 엄격히 지켜야 할 현직 검찰총장이 대권을 노린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이슈였지만 대다수 언론사는 실체 검증 없이 이를 ‘윤석열 대망론’의 또 다른 버전으로 퍼트렸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대호 프로젝트’와 윤석열 측근 석동현 변호사의 연관성을 제기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그것을 받아쓴 기사가 대호 프로젝트 관련 언론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3년 10월 31일 뉴스타파의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인터뷰 등을 통해 검찰 내부에서 ‘대호 프로젝트’가 가동됐다는 증언으로 사실이 일부 확인됐을 뿐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대호 프로젝트와 석동현 변호사의 연관성을 제기한 SNS 글을 받아쓴 기사. (출처: 네이버)


윤석열 대권가도 닦기 2탄 ‘충청 대망론’

‘윤석열 대망론’은 ‘대호 프로젝트’를 거쳐 ‘충청 대망론’으로 이어졌다. 충청 유권자의 표심 향배는 역대 대선 때마다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1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윤석열 대망론’과 마찬가지로 윤석열의 이른바 ‘충청 대망론’ 전파에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앞장섰다. 

중앙일보는 윤석열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기 약 한 달 전(2021. 1. 21.)에, 조선일보는 사퇴 후 약 한 달 반 뒤(2021. 3. 28.)에 ‘충청 대망론’ 관련 기사를 냈다. 두 매체 모두 충남 논산의 윤 씨 가문 고택을 찾고, 파평 윤 씨 가문 관계자를 인터뷰하는 등 유사한 취재와 기사 전개 방식을 보였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충청 대망론’을 보도할 때 언급한 충남 논산시 노성면 명재고택을 윤석열이 2024년 4월 2일 방문했다. 윤석열 정부는 탄핵 이후 이 사진을 포함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 대부분을 삭제해 현재는 확인할 수 없다. (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윤석열 ‘충청 대망론’ 기사의 문제점은 간단하다. 윤석열은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부친인 고 윤기중 씨 고향이 충남 논산일 뿐이다. 충청도와 직접 관련도 없는 인물을, 더구나 현직 검찰총장, 또는 그 자리에서 막 퇴임한 사람을 느닷없이 ‘충청 대망론’으로 띄운 기사의 목적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윤석열에게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유력 언론이 직접 열어주기 위함이다. 더구나 한국 정치에서 가장 고질적 문제가 지역 감정인데, 심지어 특정 지역과 직접 연고가 없는데도 언론사가 윤석열과 충청을 연결해 지역 감정을 건드린 것도 큰 문제다.   

윤석열은 2022년 대선에서 충남(51.08%), 충북(50.67%)에서 전국 평균(48.56%)을 웃도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충남과 충북에서 모두 과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은 노무현(2002), 박근혜(2012), 윤석열(2022) 총 3명이다.

중앙일보 <“흔들리는 나라 바로 잡길” vs “끝까지 선비로 남아주길”>(2021. 1. 21.)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씨 가문의 ‘인물’을 조명하며, 윤석열과 연결짓는 칼럼을 내보냈다. (출처: 중앙일보)


1100년 전 조상 일화까지 연결해 윤석열 서사 만들어

중앙일보 <”흔들리는 나라 바로 잡길” vs “끝까지 선비로 남아주길”>의 온라인판 기사 <“윤가는 나서는 성격 아니다”…尹대망론에 갈린 파평 윤씨>(2021. 1. 21.)는 1100년 전 고려시대까지 올라가 파평 윤 씨의 ‘인물’을 찾아냈다. 기사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한 셈”, “꼿꼿하게 바른 소리를 했던”, “임금이 사헌부 대사헌(오늘날 검찰총장) 벼슬을 열 번이나 내렸지만 고사했다”는 등 파평 윤 씨 가문 조상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를 “권력의 핍박에도 버틴 윤석열”과 연결지었다. “윤씨 가문의 깐깐한 선비 정신이 직간접적으로 후손의 DNA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한 교수의 발언도 인용했다. 

이 기사는 또 “권력 눈치 보는 것은 우리 윤가에겐 치욕이다”, “불의를 보고도 5초 안에 화내지 않으면 윤가가 아니다”, “뻔히 드러난 권력 비리를 수사하지 않으면 윤가가 아니다” 등 종친회 관계자 발언을 잇달아 늘어놓았다. 이처럼 종친회보에나 실릴 만한 발언이 주류 신문에 버젓이 실렸다.

윤석열 ‘충청 대망론’ 기사에 ‘김구’, ‘항일 독립운동가’ 태그 붙여

기사 마지막 부분도 너무 속이 보인다. “논산에서 지척인 공주 마곡사에서 머리를 깎았던 백범 김구 선생이 생전에 애송했던 시”로 기사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김구 선생’, ‘항일 독립운동가’를 온라인판 기사 태그로 달았다. 물론 윤석열과 관련이 전혀 없다. 

주간조선 <“이번 윤석열은 다르다” 다시 뜨는 4전5기 충청대망론>(2021. 3. 28.)은 논산 윤 씨 집성촌과 윤석열 “9대조 종(從)조부”가 살았다는 명재고택을 방문했다. 파평 윤 씨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충청 대망론’을 강조했다. (출처: 주간조선)

중앙일보가 윤석열 ‘충청 대망론’을 띄우고 2달여 뒤 이번에는 조선일보가 나섰다. 조선일보 계열 주간지인 주간조선 <“이번 윤석열은 다르다” 다시 뜨는 4전5기 충청대망론>(2021.3.28.)은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논산 윤 씨 집성촌과 윤석열 “9대조 종(從)조부”가 살았다는 명재고택을 찾았다. 중앙일보가 윤석열의 조상 행적과 윤석열을 연결지으며 ‘깐깐한 선비’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조선일보는 충청권이 소외받아왔다는 ‘충청 홀대론’을 부각하며 지역 정서를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일보가 만난 사람들도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파평 윤 씨 관련자와 충청권 정치인 등 특정 집단에 편중돼있다. “그의 선산이 논산에 있다보니 그에게서 느끼는 연대감이나 동질감이 상당하다”, “그가 나오면 우리가 어디를 가겠나. 모두 틀림없이 그쪽으로 쏠릴 거다”, “과거 실패의 경험으로 충청 인사의 대권가도는 지역민들의 염원이 됐다”와 같은 발언을 옮겼다. 

‘충청 홀대론’으로 윤석열 지지 부추긴 조선일보

‘충청 홀대론’도 꺼냈다. 지역 정서를 자극하는 소재다. “정부·여당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선거가 없는 충청권의 숙원사업에 대해서는 큰 움직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충청 대망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증 포기한 언론, 윤석열 정권을 만들다

윤석열 대망론은 문재인 정권에서 ‘핍박받는 영웅’ 프레임을 조선, 중앙 등이 만들어내면서 시작됐다. 대다수 주류 매체도 덩달아 검찰의 정치 행보와 검찰권 남용 등은 제대로 감시, 비판하지 않으면서 윤석열에게 ‘난세의 영웅’ 이미지를 반복해 만들어줬다.

이런 보도 태도는 ‘충청 대망론’이라는 변주까지 생산하며 지역 감정을 자극하는 수준으로 이어졌다. 또한 윤석열과 족벌 매체 사주의 만남은 언론과 검찰 권력의 유착 의혹과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 상실이라는 문제도 드러냈다.

취재: 박채린 (rin@newswhere.org)
카피 에디터: 조연우

1 Comment
이지란
1 year ago

내란부역자 앞잡이 나팔수들을 도려내야 역사가 앞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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