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언론공범③ 윤석열 지지율이 1%에서 24%가 된 이유

거리를 활보하던 내린수괴 윤석열이 다시 구속됐다. 돌이켜보면 그가 검찰총장,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가는 동안 많은 언론이 ‘윤비어천가’를 부르며 국민의 눈과 귀를 속였다. 나라를 처참하게 망가뜨린 윤석열은 결국 머그샷을 찍게 됐다. 그 사이 조기 대선이 있었고, 대다수 국민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열망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권에 부역한 언론은 입을 씻고 표정을 바꿔, 권력의 감시자인양 행세하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 행적이 그대로 묻힐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뉴스어디>는 이들이 지난여름, 아니 지난 5년간 쓴 기사를 알고 있다. 윤석열에 대권 가도를 열어준 언론공범의 반성과 사죄 없이 언론개혁은 없다. <윤석열 언론공범> 추적 시리즈를 시작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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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1일, 조선일보 칼럼 ‘서초동 25시’는 검찰총장 윤석열의 근황을 다뤘다. 이 칼럼은 주로 법조 출입 기자들이 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6일 저녁 대검 간부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만취했다. 

검찰 간부들은 “보고를 가면 눈이 충혈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다” “총장 몸무게가 4~5㎏ 정도 빠졌다”고 했다. 윤 총장은 저녁은 대부분 서울 서초동 자택에 가서 먹고 외부인은 만나지 않는다. 주말엔 온종일 산책을 한다. 윤 총장은 주변에 “생각하면서 걷다가 배고프면 김밥,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또 걷는다”고 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윤석열, 눈 항상 출혈 몸무게도 4~5kg 줄어>(2020.07.21.)

“윤석열 ‘몸무게 4~5kg’ 줄어” 칼럼 왜 나왔나

조선일보가 이 칼럼을 실은 2020년 7월은 이른바 ‘추-윤 갈등’ 계기가 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수사가 한창일 때다.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의 최측근 검사장이 연루됐다. 기자와 검사가 공모해 재소자를 상대로 여권 인사의 비위를 캐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 칼럼은 윤석열이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는 인상을 풍기지만, 당시 윤석열은 채널A 사건에서 “검찰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하는 중대한 비위행위”를 했고, “국가의 형사사법 질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2021년 서울행정법원의 윤석열에 대한 2개월 정직 처분 1심 판결 내용)라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는 오히려 윤석열을 ‘비호’하는 보도를 냈다. 

보도량이 가장 많은 조선, 중앙은 ‘추-윤 갈등’ 1년 동안 관련 보도를 지면과 온라인에 각각 2568건, 2537건 내놨다. 이를 하루 단위로 계산해보면, 평일 기준 매일 약 10건의 보도를 1년 내내 내놓은 셈이다. 

온라인 보도는 중앙일보 2023건, 조선일보 1888건, 동아일보 1061건, 한국일보 1055건, 경향신문 795건, 한겨레 513건 순이다(빅카인즈 기준). 지면 기사는 조선 680건, 중앙 514건, 한국 496건, 동아 490건, 경향 384건, 한겨레 318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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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이토록 많은 보도를 했으면서 왜 윤석열을 제대로 검증하고 견제하지 못했을까. 어떤 보도를 냈길래 ‘윤석열의 언론공범’이 됐을까. 뉴스어디는 ‘윤석열 대망론’에 이어, 2020년 ‘추-윤 갈등’ 주요 보도를 분석한다. 

‘윤석열 검찰’ 검증할 시험대 외면한 조선ᐧ중앙

채널A 검언유착 의혹으로 ‘헌법주의자’, ‘원칙주의자’ 이미지의 윤석열을 검증할 첫 시험대가 마련됐다. 언론이라면 윤석열이 ‘측근 감싸기’를 했는지, 그의 검찰권 행사가 정당한지 따져야 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중앙일보 등은 의혹을 처음 제기한 MBC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이 보도를 ‘윤석열 때리기’로 규정했다. 언론의 ‘사실 확인’ 원칙은 윤석열 앞에서 무너졌다. 일부 매체 보도는 검증이 아닌 ‘방어’에 가까웠다.

MBC 보도 직후 조선, 중앙, 한국일보 첫 보도를 살펴보자. 


정치권과 법조계는 이와 같은 ‘검찰 때리기’를 조국 사태 이후 잠잠하던 ‘윤석열 때리기’의 재개로 받아들였다. 총선 이후 예상되는 ‘정권 수사’에 대한 견제이자 ‘윤석열 퇴진’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것이다.

-조선일보, <여권,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2020.4.2.)


조선일보 <여권,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2020.4.2.)


최측근이라는 현직 검사장과의 녹취록을 제시하며 “유 이사장 등의 비위를 말하면 가족은 선처받게 해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거였다. 이 보도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히 놀랐다고 한다. 지난달 9일  MBC가 시사 프로 ‘스트레이트’를 통해 자신의 장모 의혹 사건을 보도한 데 이어 최측근 의혹까지 보도하자 긴장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채널A·검찰’ 녹취록에 여권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2020.4.2.)


중앙일보, <‘채널A·검찰’ 녹취록에 여권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2020.4.2.)


검찰 주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소강에 빠졌던 ‘윤석열 찍어내기’가 다시 탄력을 받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략) 윤 총장 장모 사건에 이어 여권이 일제히 윤 총장을 다시 겨냥하면서 검찰 흔들기의 배경에 대한 추론이 분분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뉴스데스크가) 왠지 프레임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MBC 뉴스도 세팅된 것 같네요”라고 적었다.

-한국일보,  <여권 ‘검찰·언론 유착’ 맹공 모드… 윤석열 사단 겨냥?>(2020.4.2.)



한국일보, <여권 ‘검찰·언론 유착’ 맹공 모드… 윤석열 사단 겨냥?>(2020.4.2.)

이렇게 주류 매체들은 앞선 조선일보 칼럼과 비슷하게 윤석열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보도를 했다. “뉴스가 세팅된 거 같다”는 한 평론가의 발언도 받아썼다. ‘검언유착’의 실체적 진실보다 ‘윤석열 때리기’를 강조한 보도는 조국 관련 보도에 이어 다시 ‘정권의 희생자’ 프레임으로 윤석열을 묘사하는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조선·중앙·한국이 감싼 ‘윤석열의 절차 위반’, 행정법원은 “중대한 비위행위”

대검 감찰부는 감찰을 개시했다. 대검 감찰부 운영지침에 따르면, 감찰사건은 ‘감찰 개시’와 ‘감찰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 된다. 그러나 윤석열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감찰을 중단시키고, 감찰사건을 수사권 없는 대검 인권부로 넘겼다. 당시 추미애 장관은 “감찰이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윤석열은 감찰규정을 무시하며 이를 거부했다.


제4조(직무의 독립) ① 감찰본부장은 다음 각 호의 감찰사건에 관하여 감찰개시 사실과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1. 고검검사급 이상 검사의 비위조사
  2. 검사나 검찰공무원 다수가 개입된 구조적 사건의 비위조사
  3.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등 사유로 감찰위원회로부터 필요한 조치를 권고받은 사건의 비위조사


–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4조 1항(시행 2018. 6. 7.)


조선·중앙·한국일보는 윤석열의 절차 위반보다 감찰 시도 자체를 문제삼았다.


대검 참모 중 한 명인 한 본부장의 ‘감찰 착수 통보’ 문자에 대해 “사실상 항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 총장 측근에 대한 감찰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윤 총장을 겨냥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도 나왔다.

-조선일보 <대검 간부, 윤석열에 측근 감찰하겠다 문자 통보>(2020.4.8.)


중앙일보는 <한동수 “검·언유착 감찰” 문자 통보하자 윤석열 “반대”>(2020.4.9.)에서 “일방적 통보”라는 표현을 썼고, 한국일보는 <‘검ㆍ언 유착’ 감찰 반대한 윤석열… 추미애, 직접 나서나>(2020.4.9.)라는 기사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 “전례 없는 일” 같은 표현을  반복했다.

이들 세 매체는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한 부장의 감찰 시도가 마치 정치적 감찰인 것처럼 몰아가기도 했다. 

한편 감찰과장을 지낸 김윤상 변호사(51·24기)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부장에 대해 “정권의 끄나풀”이라는 말을 써가며 비판했다. 그는  “감찰부의 명예를  더럽히지 맙시다”며 “검찰 업무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너무 나대면 계속 참고만 있지 않을 것”, “시정잡배질은 하지 말라”와 같은 표현을 남겼다. 

-중앙일보, <윤석열, 검언유착 진상조사 감찰부 대신 인권부에 맡겼다>(2020.4.10.)


한 부장의 감찰 강행 배경에 추 장관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추천해 대검에 입성한 인물로, 판사 시절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한국일보, <‘검ㆍ언 유착’ 감찰 반대한 윤석열… 추미애, 직접 나서나>(2020.4.9.)


이러한 보도와 달리, 법원은 윤석열의 감찰 중단 지시 등 행위가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의 이러한 행위는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감찰본부 규정 제4조 등의 법령 및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감찰업무의 독립성을 보장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자신의 직무권한을 행사하여 직무관련공무원인 한동수에게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는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서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 제2호를 위반한 것이며, 이로써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서 정한 법령준수의 의무도 다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윤석열 징계 취소 소송 1심 판결문 (2021. 10.)


2021년 서울행정법원은 윤석열 2개월 정직 처분 관련 1심 판결에서 감찰 중단 지시뿐 아니라 수사자문단 소집에 대해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 및 수사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한 것은 검찰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하는 중대한 비위행위”라며 “국가의 형사사법 질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는 징계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정직 처분은 취소됐으나, 윤석열의 감찰 방해 및 사건 이첩 행위의 정당성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검찰권을 어떻게 행사했는지를 검증할 첫 시험대였다. 그러나 조선일보 등은 초반부터 이 의혹 제기 자체를 ‘윤석열 때리기’로 규정하고, 최측근 비호 의혹에 대한 감찰 등을 오히려 문제삼았다. 그리고 윤석열의 ‘중대 비위’ 의혹은 그대로 가라앉았다. 

‘감찰 방해’ 윤석열 수사에서 배제에 ‘윤석열 찍어내기’

‘추-윤 갈등’ 동안, 윤석열을 검증할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거짓 증언 강요’ 의혹, 라임 사태와 함께 드러난 검찰 술 접대 등은 모두 검찰 내부 비위 의혹이다. 

한 전 총리 ‘거짓 증언 강요’ 의혹은 ‘검언유착’ 의혹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 사건도 윤석열 ‘측근’이 관련됐다. 이 측근은 윤석열 총장이 검찰 인사를 앞두고 추 장관에게 유임을 요청한 인물이다. 윤석열은 이 사건도 검언유착 의혹 때와 마찬가지로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배당했다. 감찰부는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 인사를 포함한 감찰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인권부 배당은 검찰총장이 사건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통상적인 내부 재배당 절차가 생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감찰 제동을 지적한 보도는 드물었다. 예컨대 조선일보 <추미애, 윤석열 때렸다 “대검의 감찰중단은 잘못”>(2020.06.18.), 중앙일보  <내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 하루종일 윤석열 때린 추미애>(2020.06.25.) 등은 검찰 지휘부의 편법 배당이나 감찰 방해 의혹보다는 이를 비판한 추미애 장관 등 여권 인사의 발언을 단순 인용하는 데 머물렀다.

1년 새 지지율 1%→ 24%⋯검증 실패가 일조한 ‘윤석열 지지율 1위’ 

2020년 10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 사태를 수사하던 검사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이 검사 비위 정황은 제외하고 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 등 부실 수사 문제가 제기됐다.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을 해당 수사에서 배제하는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다. 중앙일보는 <추미애·윤석열 충돌로 번진 펀드 사건…특검으로 정리하라>(2020.10.19.)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 총장이 검사와 야당 인사의 문제를 보고받고도 아무런 지휘를 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달랐다. 윤석열을 수사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를 ‘윤석열 배제 작전’, ‘윤석열 찍어내기’로 규정했다. <펀드 사기범의 편지 한 통에…추미애는 ‘윤석열 배제 작전’>(2020.10.19.)은 “사기꾼 말만 듣고 윤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빼앗고 감찰하겠다는 것”이라며 추 장관의 조치를 비판했다. <펀드 사기꾼의 이상한 폭로, 정권의 ‘윤석열 찍어내기’ 또 시작>(2020.10.19.)에서도 유사한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전, 김 전 회장이 당시 여권 인사를 겨냥해 폭로했을 때는 조선일보의 태도가 달랐다. <펀드 게이트, 돈 안 줬다면 왜 줬다 진술하겠나>(2020.10.12.)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형사처벌을 각오하고 주지도 않은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김 전 회장 주장을 신뢰했다. ‘사기꾼’의 말을 정파적으로 활용하고, 윤석열 관련 의혹 제기를 ‘정치적 공세’로 몰아가며, 공정한 수사의 필요성마저 ‘추윤 갈등’으로 치환하는 보도는 결국 윤 전 총장을 문재인 정권의 ‘희생양’으로 포장하는 효과를 낳았다.

단 1주일 사이, 같은 사람의 폭로가 정파적 유불리에 따라 ‘신뢰할 말’이 되기도 하고, ‘사기꾼의 헛소리’로 치부되기도 했다. 검증은 없었고 정파적 편들기만 있었다.

윤석열은 2020년 1월 1%대 지지율에서 1년새 20%대로 뛰어 대권주자 1위를 기록했다. (출처: 상: 뉴스1, 하: 연합뉴스)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시작한 ‘추-윤 갈등’은 그해 12월 추 장관이 내린 징계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고, 윤석열이 직무에 복귀하면서 표면상 일단락됐다. 그리고 2020년 1월에 지지율 1%대 윤석열은 12월엔 24%를 넘기며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윤석열의 자의적 검찰권 행사에 대한 언론의 검증 실패는 윤석열을 대권주자로 띄우는 데 기여했다. ‘윤석열 대망론’, 그리고 대선후보 ‘선호도 1위’는 언론의 정파 보도로 만들어진 결과였다.

취재: 박채린 (rin@newswhere.org)
카피 에디터: 조연우

1 Comment
ㅇㅇㅇ
5 months ago

기사 읽기가 너무 힘듭니다. 열도받고 답답하기도 하고.. 조금만 생각하면 재네들이 하는거 다 보이는데 모르는척하는건지 그냥 지식과 지능이 부족한건지. 저런 기사들로 사람들이 넘어간다는거를 정말 믿을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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