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어디는 12⋅3 불법 계엄 이후 극우 유튜브 채널 못지 않게 내란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퍼트리는 대구경북 지역 신문 보도 행태를 3차례에 걸쳐 분석한다. 열독률 기준으로 4대 매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1편 [TK매체 내란보도 분석1] 극우 유튜브 같은 매일신문 칼럼
2편 [TK매체 내란보도 분석2] ‘300만 조회수’ 비결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
3편 [TK매체 내란보도 분석3] “윤석열·국힘 옹호가 보수의 가치? 수치스러운 일” 대구 기자도 납득 못한다
- 대구 지역 매체 기자 “계엄사령부 포고령, 언론 입 막겠다는 것, 넘어가면 안 된다 생각”
- “공익보다 특정 세력 이념 대변 보도” 매일신문 기자 36명 자사 실명 비판
- 경북매일 최대주주 일가, 윤석열 “반국가 세력” 언급 자리 만든 자유총연맹 총재
- 매일신문 사주는 동부고속 등 운영 ‘코리아와이드’, 영남일보,경북매일 사주 ‘포스코’ 연관
왜 감출까? ‘권력 유착’ 데스크와 사주 그리고 ‘정치의 상업화’
지역 대표 신문이 부정선거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계엄군이 유리창을 부수고 국회에 진입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는데도 ‘평화적’ 계엄이라 주장하고, ‘탄핵 찬성’ 지역 민심은 외면하는 이유는 뭘까.
뉴스어디는 전국 50여 개 언론사의 계엄 이후 보도 분석을 토대로, 문제적 보도 행태가 가장 두드러진 대구⋅경북 주요 매체의 계엄 관련 보도를 들여다 봤다. 지난 1, 2편에서는 이 지역 매체의 문제적 보도와 유형을 꼽았다. 3편에서는 이러한 유형이 특히 대구⋅경북에서 반복되는 배경을 짚는다.
먼저 대구⋅경북 지역 기자에게 물었다. 계엄 옹호성 기사를 썼지만 뉴스어디와 통화에선 다른 이야기를 털어놨다. ‘보수의 관성’, ‘사주에 충성하는 분위기’, ‘기자도 직장인’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 대구⋅경북에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인터뷰라고 항의하는 기자도 자사의 문제적 보도 행태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윤석열과 국힘 옹호가 보수의 가치?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
이름과 소속 매체 밝히기를 꺼린 대구∙경북 지역 매체 기자는 자사 기사를 두고 “비상계엄의 반헌법적 상황을 짚어주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민주당 때문에 비상계엄을 했다는 식으로 야마(기사 주제)를 잡았다”라며 기사가 특히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 배경으로 데스크와 “관성적인 보수의 특성” 등을 꼽았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보면 국회, 지방의회, 정당 집회를 금지하고, 언론 출판을 제재하고, 가짜뉴스 제지한다고 하는데, (중략) 사실상 입을 틀어막아 버리겠다는 이야기인데 이거를 언론이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중략) 국장한테 말씀드리거나 하는 그런 방식(항의)이 있었다”
항의에 대한 답변은 무엇이었냐고 묻자 “피드백은 없었다”라며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는 원론적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데스크가 주장하는 보수의 가치가 뭔지가 의문스럽고,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과 국힘을 옹호하는 게 보수의 가치인가를 생각하면, 그거를 보수의 가치라고 주장하는 게 되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데스크가) 비상계엄으로 말미암은 탄핵 자체에 대해서는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 비상계엄 했지만 탄핵은 안 돼. 그런데 보통 일반 시민들의 사고는 비상계엄을 했어, 그럼 탄핵해야지, 이거잖아요. (중략) 그냥 되게 관성적인 보수의 특성인 것 같다”
지난 2월 10일 대구∙경북 열독률 1위 매일신문에서 처음 사측 보도에 항의하는 공개 성명이 나왔다. 기자 36명 등이 실명을 걸고 발표한 성명서에 사측의 비민주적 행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반대 측의 의혹 제기나 반론은 지면 배치에서 제외했다. 이미 마감한 기사에 불확실한 내용, 근거가 부족한 지적을 덧붙인 탓에 원 기사를 쓴 기자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매일신문은 윤 대통령 결사옹위의 첨병이 됐다. 군소 매체, 유튜버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사실관계 검증도 없이 받아쓰는 스피커가 됐다”
“부정선거론을 다루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기획기사 연재가 중단됐다”
“데스크의 무리한 기사 요구에 맞게 얼추 말을 맞춘 기사를 주섬주섬 써서 마감을 막는 게 기자들의 일상이 됐다”
“휴일에 가족과의 시간도 반납한 채 취재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현장 콘텐츠는 웹에서 남몰래 삭제되는 일마저 벌어졌다”
“매일신문 데스크는 논조에 맞지 않으면 일선 기자들의 기사를 삭제하거나 입맛대로 수정하는 행위를 번번이 저질러왔다”
“사주가 오더한 이상한 기사, 누가 그렇게 멍청한 기사를 쓰고 싶겠나”
언론사 사주의 편집권 개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데스크 등 언론사 간부가 현장 기자의 항의를 묵살하는 이유 역시 사주의 개입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권력 다툼이라고 해야 하나. (사주에게) 충성 경쟁이 벌어진다”
“사주가 계속 이상한 기사를 쓰라고 오더를 하는데, 거기에 대해 (데스크가) 제동을 안 건다. 현장 기자들은 문제 제기를 많이 했고, (데스크는) 어쩔 수 없는 정치적 판단이다, 이런 기사도 쓸 수 있다. (중략) 누가 그렇게 멍청한 기사를 쓰고 싶겠나”
“각성한 시민이 다수여야 바른 보도 읽히는데 대구는 그렇지 못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오랫동안 언론을 연구해온 학자는 어떻게 진단할까. 경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남재일 교수는 “기자들이 몰라서 (올바른 보도를) 안 하는 게 아니고 할 수 없어서 안 하거나, 할 의사가 없어서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또 매일신문, 영남일보 등을 대자본이 소유하면서 생긴 경제적, 정치적 예속이 악순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신문 중에 그렇게 독립돼 있는 언론은 없잖아요. 영남일보도 대자본이고, 매일신문도 대자본. 경제적으로 독립이 좀 부실하고요”
“언론 재정이 안 좋다 보니까 정치를 상업화하면, 다수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그런 정치적 관점을 (언론사) 스스로 강화하거든요. 매일신문 같은 경우는 독자가 다 보수적이고 늙은 사람들이잖아요”
“군부 독재 시절처럼 강요하는 게 아닌데도 기자들 스스로가 어떤 편향성을 갖고 기사를 쓴다. 결국 기자 개인이 정계에 나간다든지 기자로서 갖고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우리나라같이 극단적인 담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도적인 담론을 써가지고는 굉장히 주목받기 힘들거든요”
대구་경북에선 올바른 보도를 하더라도 소비해줄 독자가 소수라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특정 정당에 쏠린 대구의 정치적 편향성이 다른 보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사가 설 자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론을 펴고 바른 보도를 하면 그게 언론 시장에서 먹히고, 각성한 시민들의 존재가 다수여야 하는데 대구 지역이 그렇지가 못하다. 그러니까 이제 서로 연동돼있다고 그러죠. 대구는 국힘으로 다 통일돼 있잖아요. 저도 대구 한 십몇 년 살면서 느꼈는데 어디 가나 다 비슷하더라”
누가 감출까? 기사 뒤편에 언론 ‘사유화’ 욕망 가진 최대주주 있다
지난 2023년 6월 28일 윤석열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조직적, 지속적으로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12∙3 내란 명분과 일치한다. 윤 대통령은 7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윤 참석해 “반국가 세력” 언급 자유총연맹 기념식⋯ 총재는 경북매일 사주 일가
이날 윤 대통령 옆을 지킨 사람은 강석호 한국자유연맹 총재다. 강 총재는 경북매일의 최대주주 (주)삼일 창업주인 고 강신우 회장 장남이자 현 강승엽 회장 부친이다. 현재 삼일 고문도 맡고 있다. 삼일은 경북매일 지분 19.5%(2024년 11월 분기보고서)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계열사 보유분까지 합치면 경북매일 지분 절반 정도를 갖고 있다. 이 업체는 운수업, 포스코 협력업체로 시작해 중견 운송업체로 성장한 포항 향토기업이다.

강 총재는 윤 대통령, 국민의힘과 인연이 깊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았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극우 유튜버를 한국자유총연맹 자문위원에 임명했으며, 4월 총선을 앞두고는 정관에서 ‘정치적 중립’ 조항을 삭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제호 삼일 부회장 국힘 이상휘 의원에 고액 정치후원금
강 총재 동생 ‘삼일가족’(삼일 계열사) 강제호 부회장도 국민의힘과 관련이 있다. 강 부회장은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냈다.

경북매일은 이상휘 의원에게 칼럼난을 할애하기도 했다.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좀먹는 ‘독’>이라는 제목의 1월 3일 자 칼럼이다. “법 제도를 강화해 가짜뉴스 생산자와 유포자에게 책임을 묻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탄핵 정국이라는 시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 명분으로 내세운 ‘가짜뉴스’와 겹친다.

이 의원은 경북매일 칼럼에서 ‘가짜뉴스’ 위험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본인이 ‘가짜뉴스’를 낸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월 5일 이 의원은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을 윤 대통령 지지자라고 SNS에 올렸다가, 이후 삭제했다.
같은 날 비슷한 일이 또 있다. 이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산하 ‘진짜뉴스 발굴단’은 익명 게시판 글을 근거로 경찰이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폭행당해 의식불명 상태라며, 민주노총 집회를 비난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경찰은 “이마가 3㎝가량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혼수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북매일은 이 의원의 이 같은 행태는 보도하지 않았다.
사주가 총재로 있는 ‘한국자유총연맹’, 한 달에 6건 보도
사주의 영향은 사주와 직접 연관된 기업과 단체 관련 보도로도 확인된다. 경북매일은 삼일 관련 홍보성 보도와 한국자유총연맹 관련 보도를 빈번하게 게재한다. 한국자유총연맹 관련 보도를 2024년 한 해 동안 지면 기사 36건(인터넷 75건), 삼일 홍보성 지면 기사는 17건(인터넷 17건) 실었다. 자유총연맹 기사는 한 달에 최대 약 6건, 삼일은 1.4건 보도한 것이다.


경북매일은 2011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강석호 총재의 동정을 과도하게 보도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언론사 실질적 주인의 의정활동을 홍보하기 위하여 자사 지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라며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포스코 그리고 운송업, 대구∙경북 언론사주 교집합
대구∙경북 언론사는 운송업, 그리고 포항 대표 기업 포스코와 크고 작은 연결고리가 있다. 매일신문 최대주주인 코리아와이드는 시외버스, 고속버스 사업을 하는 중견기업으로 동부고속, 속리산고속, 동대구화물터미널 등을 운영한다. 경북매일 최대주주 삼일 역시 운수업체 삼일운수에서 시작해 보관, 운송, 항만하역, 터미널 사업을 하고 있으며 포항 영일만 물류센터 등을 운영한다. 경북일보를 소유한 대아그룹도 포항 시내버스업체 성원여객을 소유했고, 현재는 대아고속해운을 갖고 있다.
이들 언론사는 포스코와도 관계가 있다. 영남일보를 소유한 배성로 회장은 포스코 출신으로 영남일보 최대주주다. 배 회장이 소유한 운강건설은 포스코 주요 협력사다. 경북매일은 홍상복 포항제철소장, 기술담당 부사장을 삼일 계열사 삼일가족 대표로 영입한 바 있다. 최대주주 삼일 보유 외 지분 일부도 포스코 납품 업체 등이 소유하고 있다.
취재: 박채린(rin@newswher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