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수사 주요 국면마다 일간지들이 통일교 측 주장이 담긴 의견 광고를 게재해주고 거액의 광고료를 챙긴 사실을 뉴스어디가 ‘통일교 돈 번 언론’ 1편에서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일간지 말고 주요 주간지나 월간지는 어땠을까?
“통일교는 몇 안 되는, 광고를 조금이라도 하는 (광고주) 중 하나”
한 주간지 편집장 출신 기자는 뉴스어디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해당 주간지가 광고로 의심되는 통일교 관련 기사를 쓸 때 편집장을 했다. 주간지·월간지 시장에서 통일교가 몇 안 되는 광고주였다는 그의 말은 통일교가 돈을 지렛대로 언론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짐작케 한다.
뉴스어디는 일간지에 이어 이번에는 월간중앙, 주간조선, 월간조선, 주간동아, 신동아, 주간경향, 한겨레21 등 7개 주ᐧ월간지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2023~2025) 통일교 관련 광고나 기사형 광고로 의심되는 콘텐츠를 얼마나 실었는지 분석했다.
주·월간지, ‘기사’ 외피 씌워 통일교 광고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이들 7개 매체가 게재한 통일교 관련 광고와 광고로 의심되는 기사(기사형 광고)는 모두 45건으로 집계됐다. 광고로 의심되는 기사가 28건으로 순수 광고 17건보다 많았다.
매체별로는 월간중앙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간조선 9건, 신동아 7건, 월간조선과 주간경향이 각 6건, 주간동아 5건 순이었다. 계열사끼리 묶으면 조선일보 계열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계열이 각 12건으로 뒤를 이었다. 한겨레21은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어디가 ‘기사형 광고’로 분류한 28건 가운데 ‘광고’ 표기를 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통일교 사업과 행사를 검증 없이 전달하거나, 통일교 입장을 옹호하는 홍보 기사였다.
통일교 금품 받고 움직인 정치인? 언론도 ‘한일 해저터널’ 확성기
통일교가 정치권 로비를 한 배경으로 ‘한일 해저터널’ 사업도 거론된다. ‘해저터널’은 1981년 문선명 전 총재가 구상한 통일교의 대표적 숙원사업이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 사업을 ‘헌금 모금 구실’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정치권에 해저터널 사업 협조를 요청하며 금품을 뿌렸다고 김건희특검에 진술한 바 있다.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정치인 중 일부는 해저터널을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열거나, 관련 행사에 참여해 사업 지지 발언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통일교 매체인 세계일보 보도 등에서 확인된다.
뉴스어디가 분석한 주간지와 월간지도 이들과 다를 바 없다. 통일교의 한일 해저터널 관련 행사에서 나온 통일교 측 주장을 검증 없이 기사화했다. 사업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부각해 사실상 광고와 다름 없는 기사를 썼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4년 6월, 월간중앙과 신동아가 쓴 ‘2024 한일 피스로드 포럼’ 관련 기사다. 이 포럼을 연 ‘세계피스로드재단’은 터널 사업 구현을 목표로 설립한 통일교 유관 단체다. 두 매체 기사 내용이 거의 동일한 점으로 미뤄 통일교 측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쓴 기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한·일 해저터널의 기본설계를 완성한 다케우치 위원장은 강연을 통해 “지형·지질 조사 자료를 재검증함과 동시에 현지답사를 통해 신규퇴적층 내에 이수식 쉴드 TBM 공법 적용이 가능한 지층의 존재를 파악하고 그 지층을 가능한 얕은 위치에서 터널이 통과할 수 있는 남북 2개의 루트를 선정했다”면서 “그 결과 부산(김해)을 기점으로 쓰시마서수도 북쪽에서 쓰시마가미지마·시모지마를 거쳐 이키에 이르는 북쪽 루트와 거제도를 경유해 쓰시마서수도 남쪽에서 쓰시마시모지마를 거쳐 이키에 이르는 남쪽 루트 등 두 루트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월간중앙 <[종교계 소식] 새 기록 써가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2024년 6월호)
최근 한일해저터널 기본설계를 완성한 다케우치 유우조 위원장은 강연에서 “지형·지질 조사 자료를 재검증함과 동시에 현지답사를 통해 디지털 멀티채널 음파탐사의 해석 데이터를 검토해 신규퇴적층 내에 이수식 쉴드 TBM 공법 적용이 가능한 지층의 존재를 파악했다”며 “그 지층을 가능한 한 얕은 위치에서 터널이 통과할 수 있는 남북 2개의 루트를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부산(김해)을 기점으로 쓰시마서수도 북쪽에서 쓰시마가미지마·시모지마를 거쳐 이키에 이르는 북쪽 루트와 거제도를 경유해 쓰시마서수도 남쪽에서 쓰시마시모지마를 거쳐 이키에 이르는 남쪽 루트 등 두 루트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동아 <“갈등과 미움 청산하고, 분쟁과 전쟁 추방하자”>(2024년 6월호)

통일교 주최 해저터널 토론, 이해관계자는 ‘공학박사’로
월간중앙과 신동아는 이 포럼 내용을 상세히 전달했다. 한일해저터널 기술 관련 내용을 발표한 다케우치 유우조를 “공학박사”이자 “국제하이웨이재단 일·한터널기술위원장”으로 소개했다. 신동아는 그를 “동양인 최초로 미국 토목학회 논문상을 수상”한 전문가로 언급했다. 월간중앙은 그를 “국제하이웨이재단 일·한터널기술위원장(공학박사)”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인물이 소속된 국제하이웨이재단은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목적으로 설립한 통일교 유관 단체다.
월간중앙과 신동아는 이 같은 배경은 설명하지 않은 반면 통일교 숙원 사업의 기술적 타당성을 독립적인 전문가가 평가한 것처럼 보도했다. 부정적 평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산발전연구원 등 공공 연구기관은 경제성 부족,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 재정·기술적 난제 등을 우려했다. 2022년 8월, 일본 국토교통성은 한일 해저터널을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한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 접촉의 무대가 된 국제행사, 기사로 완성된 권위
통일교 관련 기사형 광고 의심 기사 28건 중 25건은 통일교 행사를 다룬 보도다. 이 기사에 등장한 행사만 74개(중복 포함)다. ‘평화서밋’, ‘싱크탱크포럼’, ‘국제국회의장회의’, ‘국제종교자유정상회의’, ‘국제지도자회의’, ‘선학평화상’, ‘천주축복식(합동결혼식)’, ‘다문화정책 지원세미나’, ‘천원궁 봉헌식’, ‘한일 피스로드포럼’, ‘세계원로회’ 등 이름도 갖가지다.
통일교는 이런 행사를 국내외 정치인 접촉 창구로 활용했다. 지난 20대 대선 직전 통일교는 ‘월드 서밋(WORLD SUMMIT) 2022’이라는 행사를 통해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윤석열 대선후보의 만남을 주선했다. 뉴스타파 보도(2025.7.22.)에 따르면, 통일교는 펜스 전 부통령에게 초청 대가로 7억 원 가량을 지급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은 정치인은 통일교 주최 행사에 의장, 고문을 맡거나 축사를 했다.
통일교의 정치권 접촉 창구였던 행사를 주ᐧ월간지가 어떻게 다뤘는지 살펴봤다. 대다수가 형식만 기사일 뿐 사실상 ‘광고’에 가까웠다. 행사에 참여한 유력 인사 명단을 나열하고, 행사 규모를 설명하는 데 ‘기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아래는 신동아 2023년 6월호에 “항구적 평화세계 건설 위한 ‘Peace Summit 2023’ 개최”라는 제목으로 쓴 통일교 행사 관련 ‘기사’의 한 대목이다.
피스서밋은 개회선언, 대표단 입장, 평화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각계 종교지도자 15명의 평화 합수의식 및 종단 축원, 토마스 월시 공동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축사 영상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과 아지스 라자팍세 스리랑카 국회부의장 축사 이후 리틀엔젤스예술단과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의 평화공연이 이어졌다. 브리기 라피니 전 니제르 총리와 이브 레테름 전 벨기에 총리,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기조연설 후 한학자 총재가 특별연설을 했고, 뒤이어 세계원로회 출정식과 대륙단위 평화 프로젝트 출정식, 창설자 산수연 순으로 개최됐다.

(출처: 신동아 홈페이지)
주간동아는 2024년 5월 3일 “종교 화합과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2024 국제지도자회의 성황리 개최”라는 기사에 통일교 행사 참석자 명단을 줄줄이 열거했다.
종교 화합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2024 국제지도자회의’(International Leadership Conference·ILC)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중략)
국제지도자회의는 세계적인 지도자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매년 세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논의하는 자리를 제공해왔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 등 수많은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과 함께하면서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종교 화합과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개최된 2024 국제지도자회의에는 양창식 세계평화연합 세계의장, 에드워드 바넷 미국 주교, 요하네스 은당가 짐바브웨 사도기독교평의회(ACCZ) 대주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문연아 선학학원 이사장, 송용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 황선조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의장, 에크낫 다칼 네팔 연방의회 하원의원을 비롯해 한국 종단 지도자들과 미국 기독교 성직자들,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여러 국가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출처: 주간동아 홈페이지)
월간조선은 2025년 5월호 “현장르포/ 5000쌍 동시 결혼, 세계 유일 합동결혼식의 모든 것”이라는 기사에서 ‘천원궁’을 통일교 홍보문구 그대로 ‘에덴동산’, ‘지상천국’이라고 인용했다. 또 ‘한남 더힐’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 디자인 회사가 천원궁 설계를 맡았다고 홍보했다.
천원궁 박물관은 대지 약 5만6200㎡(1만7000여 평)에 연면적 약 9만400㎡(약 2만7400평) 규모로, 지상 4층, 지하 4층 건물이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을 재해석한 돔 구조 장방형 건물이다. 지하에서 돔 첨탑까지 높이는 65m, 전면 폭은 108m, 길이는 236m에 이른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본관·광장동 2개 타원이 서로 겹치며 이어지는데, 가장 큰 중앙 돔은 ‘하나님과 일체 된 참부모님’을, 4개 돔은 ‘창조 이상인 4위 기대’를 각각 상징한다고 가정연합 측은 설명했다.
2016년 7월부터 건립이 추진된 박물관은 “인류 앞에 지상천국, 복귀된 에덴동산은 이렇다고 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박물관은 본관·광장·미술관동 등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설계를 맡은 미국 PDI디자인 그룹은 서울 레지던스 한남 더힐, 삼성동 아이파크, 부산 벡스코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회사다.

주최측 ‘통일교’ 숨겨주고, 독재자는 ‘평화 전도사’로
주간경향 1528호(2023.5.15~21)는“미중 패권시대, 상대 잘 알아야 공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싱크탱크 2022’ 주최측이 통일교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싱크탱크 2022’를 단순히 정책연구단체라고 소개했다.
“싱크탱크 2022는 현 대한민국의 위기와 시련에 평화와 통일의 기초가 되는 공생·공영·공의의 비전을 제시하고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항구적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한국 1011명과 세계 1011명 등 모두 2022명의 지식인이 꾸린 정책연구단체다”

월간중앙 2025년 5월호는 “가정연합 71년 여정의 결정체, 가평 ‘천원궁 박물관’”이라는 기사에서 통일교 주도 단체인 국제국회의장회의(ISC)를 마치 유엔과 비슷한 위상을 지닌 국제회의인 것처럼 다뤘다.
올해 2025년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유엔이 창설된 지 80년이 되는 해다. 광복·분단 80주년이기도 하다. ISC는 “의회의 민주적 정통성과 대표성은 다자외교의 새로운 차원을 열고, 유엔의 가치를 보완·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ISC의 핵심 관심 분야는 한반도 평화·안정 증진”이라고 짚었다.

주간동아와 월간중앙은 38년 장기집권 독재자인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가 ‘평화 전도자’라도 되는 것처럼 썼다. 뉴스타파 보도로 통일교가 훈센이 요구한 윤석열 정부의 캄보디아 공적개발 지원에 개입하고, 이를 발판 삼아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려 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국제지도자회의는 세계적인 지도자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매년 세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논의하는 자리를 제공해왔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 등 수많은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과 함께하면서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주간동아 <종교 화합과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2024 국제지도자회의 성황리 개최>(2024.5.3.)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축하서신에서 “캄보디아 왕실과 캄보디아 국민의 이름으로 한학자 총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세계평화 실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보내왔다.
-월간중앙 <[종교특집]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가 일군 참사랑과 세계평화 80년>(23년 6월호)
2025년 7월, 검찰이 통일교 본부를 압수수색하며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자 이들 매체는 ‘종교 탄압’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주간조선은 2025년 8월 16일 “‘법이 정신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돼’… 세계 종교지도자들 모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통일교의 ‘2025 세계 종교지도자 콘퍼런스’ 성명서를 인용해 “법은 질서와 공존을 위한 수단이지 인간 정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보도했다.

월간중앙은 2025년 8월 11일 기사 “전직 고위 간부 일탈, 종교단체 전체로 몰아가선 안 돼”에서, 월간조선은 2025년 8월 8일 기사 “종교의 자유와 보편적 가치를 위한 ‘2025 세계 종교 지도자 콘퍼런스’ 개최”에서 통일교 행사에서 나온 ‘종교 탄압’ 관련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일본 통일교 관련 기사에서도 이들 매체는 통일교를 편들었다.
2023년 9월, 일본 정부는 통일교가 공공복지에 해를 끼쳤다며 일본 법인 해산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주간동아 <“일본 정부의 해산명령청구, 가정연합 신도에 심각한 피해”>(2024.7.29.), 주간조선 <“교회 해산은 실수” 기시다 정부 비판한 폼페이오>(2024.8.8.), 월간중앙 <전례 없는 해산 시도에 국제사회도 “중대한 인권 억압” 한 목소리>(2025년 1월호) 등은 통일교의 ‘종교 탄압’ 입장만을 전달했다. 2025년 3월 일본 법원은 피해자가 1,500여 명, 피해액이 2천억 원에 이르는 점을 들어 “악질적 헌금 권유 등의 행위로 유례없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해산을 명령했다.
통일교 내부 자료인 이른바 ‘TM보고서’에 월간지 보도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사례도 확인된다. 해당 문서에는 “그때 한국의 월간지인 신동아 2020년 2월호 기사도 대단히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 대목과, 보고 항목으로 보이는 “6. 언론보도 : ⑴ 월간중앙(남아공 축복식 보도)”라는 문구가 있다.
TM보고서에 언급된 신동아 2020년 2월호 기사는 <‘평화를 사랑한 세계인’ 문선명 탄생 100年이 남긴 것>), 월간중앙 ‘남아공 축복식 보도’는 <[종교특집]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남아공 효정가정축복페스티벌 개최>(2019년 7월호)로 보인다. 두 기사 모두 통일교 활동과 교리에 권위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뒀다.
기사형 광고 문의하자 “천 만원 정도 주시면 유연하게 운영”
이런 기사를 사실상 ‘기사형 광고’로 볼 수 있는 점은 게재 패턴에서도 드러난다. 일부 주·월간지에서는 통일교 광고가 실린 뒤, 일정 간격을 두고 광고로 의심되는 기사가 게재되는 현상이 반복됐다. 취재 기자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기사라면 나타나기 어려운 패턴이다. 주간지는 약 2주, 월간지는 약 한 달 간격이었다. 광고와 기사형 광고가 한 쌍처럼 움직이는 모습이다.
신동아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23년 5월), 피스서밋 2023 관련 기사(23년 6월)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24년 5월), 국제지도자회의 관련 기사(24년 6월)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25년 4월), 천원궁 입궁식 등 관련 기사(25년 5월)
월간조선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23년 5월), 피스서밋 2023 기사(23년 6월)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24년 4월), 가정연합 합동결혼식 기사(24년 5월)
뉴스어디는 이들 매체에 광고를 실으려면 얼마가 드는지 문의했다. 이 과정에서 광고와 기사형 광고를 함께 제안받기도 했다. 주간경향 광고 담당자는 “인터뷰나 이런 것도 의뢰가 가능하냐”는 뉴스어디 질문에 “광고 단가를 좀 후하게 협찬 개념으로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1천만 원 정도 주시면 표4 백(back)면 정도 실어주면서 플렉서블(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라고 했다. ‘표4 백면’은 잡지의 ‘뒷표지’로, 독자에게 상시 노출되어 광고주가 선호하는 ‘명당’이다. 즉, 광고와 기사를 함께 게재하면 광고 효과가 극대화되는 자리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는 제안이다.
이 제안처럼 주간경향에서도 광고와 기사형 광고가 함께 움직이는 패턴이 일부 확인됐다.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 1526호(2023.5.8.) (2주 뒤) 피스서밋 2023 기사 1528호(2023.5.22.)
한학자 총재 자서전 광고 1575호(2024.4.29.) (2주 뒤) 2024 국제지도자회의 기사 1577호(2024.5.13.)
주간경향은 2025년에도 한 차례 광고를 했으나 이후에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의혹이 본격 제기된 시점이다.
광고와 기사형 광고 패턴이 있던 2023~2024년 관련 기사를 작성한 주간경향 기자들은 취재 배경을 묻는 뉴스어디 질의에 “편집장의 지시가 있었다”, “통일교가 준 자료 중 홍보성은 덜어내고 행사만 건조하게 정리해서 내보냈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당시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 중 한 명인 홍진수 당시 주간경향 편집장은 “(광고국에서) 따로 요청은 받지 않았다”라고 했다. 다만 홍 당시 편집장은 “주간지 시장에는 광고주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라면서 “통일교는 몇 안 되는, 광고를 조금이라도 하는 (광고주) 중의 하나”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들 매체는 통일교 관련 광고나 기사형 광고를 실어주고 얼마를 받았을까.
주ᐧ월간지에 실린 통일교 관련 총 45건의 광고와 기사형 광고로 의심되는 기사가 실린 지면을 기준으로 광고 요금을 추산한 결과, 총액은 3억 450만 원이었다. 월간중앙 추산액이 1억 29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그 뒤를 이은 신동아(5400만 원) 추산액의 두 배에 가까운 액수다. 이어 월간조선(3500만 원), 주간동아(3250만 원), 주간조선(3000만 원), 주간경향(2400만 원) 순이다.
월간중앙의 추산액이 평균보다 크게 높은 이유는 광고 의심 기사로 분류한 유형의 비중이 높아서다. 월간중앙의 경우 기사 형식을 띤 광고는 페이지 당 300만 원대로 거래됐고, 통상 2페이지 이상으로 구성되면서 최저 광고 요금이 600만원 이상으로 높게 형성됐다.
다른 주ᐧ월간지에서도 기사형 광고는 페이지당 200~300만 원, 또는 건당 약 1000만 원 수준에서 판매됐다. 광고는 지면 위치에 따라 250만~600만 원선으로 추산됐다. 일부 매체는 기사와 광고를 함께 집행할 경우 지면 위치를 상향 조정해주는 조건을 제시했다.
아래는 합산 추산 근거가 된 개별 광고 집행 내역이다. ‘찾아보기’에 주ᐧ월간지 명을 입력하면 개별 기사와 추정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기사형 광고가 만든 사이비종교의 영향력
특정 종교단체의 홍보 활동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언론이 광고와 다를 바 없는 기사를 통해 만들어준 ‘가짜’ 권위와 영향력이다. 통일교는 주류 매체가 반복해서 다뤄준 국제행사와 포럼, ‘세계적 지도자’의 외피를 발판 삼아 정치권과 접촉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과 대통령 배우자까지 포함한 정치권 유착 및 보석과 명품 수수 행위가 뒤따랐다.
김건희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많은 주류 언론이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즉 정교 유착 의혹을 보도했지만 통일교 관련 광고와 기사 거래, 즉 언교 유착에는 입을 닫고 모른 척 한다. 사이비 종교단체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기사 형식으로 유통하고, 이해관계를 설명하지 않은 채 권위를 부여한 기사형 광고는 언론 신뢰를 떨어뜨리고 부패를 낳으며, 나아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다.
| [반론보도] 본 매체의 위 보도와 관련, 통일교 측은 “통일교가 훈센이 요구한 윤석열 정부의 캄보디아 공적개발 지원에 개입하고, 이를 발판 삼아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또한 “광고비는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각 언론사의 광고 단가에 맞게 집행되었으며, 뉴스어디의 추산액이 실제 지급 금액보다 과하게 추산되어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취재: 박채린 (rin@newswhere.org)
카피 에디터: 조연우
썩은 내가 폴폴ᆢ 조중동 찌라시가 이름값을 하는건지. 기자들이 정신차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