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돈 번 언론]① 주요 수사 국면마다 일간지 1면 광고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 총재가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공여, 업무상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첫 본재판(2025년 12월 1일)을 앞둔 11월 24일,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한국일보는 일제히 다음과 같은 의견광고를 실었다.

“한국 정부가 이번에 취한 사법 조치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자유 사회에서는 종교 지도자가 종교 활동이나 교회 운영 방식 때문에 체포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이는 종교의 자유라는 핵심 민주 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한미 동맹은 ‘가치 동맹’이다”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한학자의 정교 유착 혐의에 대한 사법처리를 정부의 종교탄압으로 몰아가는 내용이다.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종교 지도자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 국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에 실린 통일교 의견광고(2025.11.24.)

이 광고는 한국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이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는 글로 마무리된다.  전 미국 하원의장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 명의로 게재됐는데, 한학자 총재 조기 석방을 위한 서포터즈 성금으로 제작했다는 표기가 덧붙어있다. 

뉴트 깅리치는 통일교 행사에 연사로 얼굴을 비친 미국 정계 우파 인사다. 미국을 업고 난관을 돌파해보려는 통일교 의도가 읽힌다. 이 의견광고는 조선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에 사설이나 칼럼을 싣는 오피니언 면에 게재됐다. 조선일보 계열사인 조선비즈나 신천지 관련 매체 천지일보를 통해 인용 보도 형식으로 재확산되기도 했다.

이 의견광고는 조선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일제히 실렸다. (2025.11.24.)

이들 매체가 통일교의 황당한 주장을 공짜로 실어줬을리는 없다. <뉴스어디>는 언론사가 이 같은 통일교 광고를 얼마나 실어줬는지, 돈은 얼마나 받았는지 조사했다. 전국 단위 8개 종합일간지와 7개 주간지, 월간지를 대상으로 했다.

지난 3년간(2023~2025년) 통일교 관련 키워드(통일교, 한학자, 문선명, 가정연합, 천주평화연합, 윤영호, UPF)를 포함한 일간지 광고성 기사와 광고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언론사들이 통일교 의견광고를 실어주고 회당 최고 6천만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어디는 앞서 TV조선이 통일교 행사 중계로 ‘1억 원 송출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통일교 수사 진행된 2025년에 의견광고 32건 집중

조사 대상 8개 매체가 지난 3년간 게재한 광고는 모두 34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실은 곳은 경향신문(6건)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각 5건으로 뒤를 이었고, 매일경제와 한겨레, 한국일보가 각 4건, 동아일보와 한국경제가 3건 순이다.


3년간 34건인데, 95%인 32건이 2025년에 집중됐다. 의견광고가 대부분이었다. 통일교 수사의 주요 국면마다 주요 일간지 1면과 오피니언면에 배치했다. 수사와 기소, 재판 국면에서 주요 매체를 통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광고 게재 시점을 봐도 그렇다.

한학자 총재의 허가에 따라 정치권 로비가 이뤄졌다는 통일교 전 간부의 진술이 알려진 다음 날(25년 7월 25일), ‘통일교 청탁’에 연루된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특검 출석 당일(25년 8월 18일), 한학자의 첫 본재판 기일을 1주일 앞둔 시점(25년 11월 24일), 민주당 소속 인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틀 뒤(2025년 12월 12일) 등이다.

2025년 12월 12일 자 통일교 의견광고를 보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 입장문>이라는 제목으로 통일교 2인자이던 윤영호의 행위는 통일교와 무관하다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내부 규정·보고 절차를 무시하고 상부와 상의 없이 개인 독단적으로 결정·집행한 일탈 행위임이 명확히 확인되었다는 점입니다.”

통일교 2인자 윤영호 전 본부장의 행위를 ‘개인 일탈’로 규정한 통일교 의견광고(2025.12.12.)

이 광고는 뉴스어디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8개 매체에 모두 실렸다. 한겨레는 3면 하단, 나머지 7개 매체는 모두 1면 하단 통광고다. 이날은 경찰이 민주당 소속 인사가 연루된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특별전담수사팀을 구성한 직후다. 

실제 각 매체 지면을 보면 조선일보는 1면 헤드라인이 ‘전재수 사퇴, 문 열린 통일교 게이트’이고, 그 아래에 통일교 의견광고가 배치돼있다. 중앙일보과 동아일보, 경향신문도 모두 1면 톱이 통일교 관련 기사다. 한겨레는 3면에 통일교 광고를 실었는데 공교롭게도 당일 3면 톱기사 제목이 “전담팀 띄운 경찰, 윤영호 조사…공소시효 논란에 수사 속도전”이다. 

신문 1면은 그 신문의 얼굴이라고 한다.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이 신문 1면 톱을 장식한 날, 그 기사 바로 아래에 통일교는 해당 의혹과 관련이 없다는 의견광고를 실어주고 돈을 받는 건 이율배반이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 입장문>이 실린 조선일보, 중앙일보 1면(2025.12.12.)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 입장문>이 실린 동아일보 1면, 한겨레 3면(2025.12.12.)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 입장문>이 실린 경향신문, 한국일보 1면(2025.12.12.)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 입장문>이 실린 매일경제, 한국경제 1면(2025.12.12.)

통일교 관련 주요 수사 국면마다 주요 신문에 통일교 측 반박 의견이 광고 형태로 실리는 패턴은 2025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건희 씨에게 통일교 쪽 청탁 전달 창구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8월 18일 김건희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전 씨는 통일교 2인자 윤영호 본부장에게 캄보디아 메콩강 공적개발원조 등 청탁을 받고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받아 김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8월 12일 이미 구속된 검건희도 이날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바로 이날 통일교는 “일부의 일탈로 종교단체 전체를 범죄집단 취급해선 안 된다”라는 제목의 의견광고를 주요 일간지에 실었다.

2025년 8월 18일, 통일교는 “일부의 일탈로 종교단체 전체를 범죄집단 취급해선 안 된다”는 제목의 의견광고를 주요 일간지에 게재했다.

이 광고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한겨레 등 6개 신문사에는 1면에, 매일경제에는 3면에 실렸다.

〈일부의 일탈로 종교단체 전체를 범죄집단 취급해선 안 된다>가 실린 조선일보, 중앙일보 1면(2025.8.18.)
〈일부의 일탈로 종교단체 전체를 범죄집단 취급해선 안 된다>가 실린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1면(2025.8.18.)
〈일부의 일탈로 종교단체 전체를 범죄집단 취급해선 안 된다>가 실린 경향신문 1면, 매일경제 3면(2025.8.18.)


8개 일간지, 통일교 광고비 최소 14억 원 수령 추산

언론사들은 이 같은 통일교 주장을 지면에 실어주고 돈을 얼마나 받았을까? 뉴스어디는 각 매체별로 통일교 광고를 실은 지면 위치를 확인한 뒤, 지면별 광고 요금을 조사했다. 광고 요금을 공개하는 매체는 해당 요금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요금표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개 내용이 부실한 경우 해당 매체에 직접 문의했다. ‘중소 콘텐츠 기업’이라고 소개하거나 특별히 신분을 밝히지 않고 광고 요금 단가를 문의했다. 매체가 받은 통일교 광고료 추산은 보수적으로 산정했다. 

언론사 광고국과 광고 대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주 규모와 광고 게재 횟수, 타 매체 동시 게재 여부 등에 따라 실제 계약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통일교 규모를 고려할 때, 실제 통일교와 언론사 사이에 오간 돈은 뉴스어디 추산 금액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 지난 3년간 8개 일간지가 통일교 측에 지면을 팔아 받은 돈은 최소 13억 7700만 원, 최대 17억 3700만 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건의 광고만 확인된 걸 감안하면 최소 13억 원가량의 돈이 통일교 수사와 기소, 재판이 진행된 2025년에 집행됐음을 알 수 있다.

경향신문(약 3억 1700만)이 최소 추산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보(약 2억 9000만)와 동아일보(약 1억 8000만)가 뒤를 이었다. 최저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겨레(최저 4000 ~ 최대 2억)를 포함해, 조사 대상 8개 일간지 모두 통일교와 거액의 광고 거래를 했다. 이들이 지면을 내주고 챙긴 광고 수익은 최소 13억 7700만 원, 최대 17억 37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아래는 3년간 매체별 통일교 광고 내역이다. ‘찾아보기’에 매체명을 입력하면 개별 기사와 추정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한 해 김건희 및 여야 정치권과 통일교 커넥션이 수사당국의 정교유착 비리 수사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일간지는 결과적으로 짭짤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 기회를 잡았다. 

‘통일교 돈 번 언론’ 2편에서는 통일교가 주간지와 월간지를 활용해 자신의 숙원사업과 활동에 어떻게 권위를 확보해 나갔는지 살펴본다.

[반론보도]

본 매체의 위 보도와 관련, 통일교 측은 “광고비는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각 언론사의 광고 단가에 맞게 집행되었으며, 뉴스어디의 추산액이 실제 지급 금액보다 과하게 추산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취재: 박채린 (rin@newswhere.org)
카피 에디터: 조연우

1 Comment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쇼츠를끄자
3 months ago

하여튼 재래식 언론들이란..#+_+

1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