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비법조기자단’ 가입 신청했으나 거부돼
- 문턱 없다던 비법조기자단, 유튜버 가입 신청자에겐 ‘문턱’ 높여
- ‘유튜버 난립 우려’…‘개방 취지 어긋나’ 내부 논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리가 한창이던 지난 2월, 63만 구독자를 보유한 정치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은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재판 영상을 구하려다 난관에 부딪혔다. 재판 영상 등 각종 보도자료 등은 법조를 출입하는 기자 모임, 이른바 ‘법조기자단’이 독점 제공 받는다. 기성 매체가 아닌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은 법조 자료를 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법조기자단 ‘높은 문턱’ 반발해 탄생한 ‘2기자단’, 30년 기자 경력 유튜버 배척
그때 이 채널 운영자인 장윤선 기자에게 어떤 기자가 정보 하나를 알려줬다. 검찰이나 법원 등이 ‘1기자단’에 소속된 기자에게 보도자료 등을 먼저 준 뒤에 ‘2기자단’에게 준다며 취재 활동을 하는 것이 분명하면 2기자단 가입은 어렵지 않다는 말이었다.

여기서 ‘1기자단’은 기성 ‘법조기자단’을 뜻한다. 공공기관 등에 상주하는 기자 모임을 ‘기자단’이라고 하는데, 출입처로부터 보도자료, 기자실 등 취재 혜택을 제공받는다. 법적 근거는 없다. 정보가 모이는 기자단 특성상 폐쇄성이 짙은데, 법조기자단이 가장 심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법조기자단에 가입하려면 대검,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검 등 세 군데 출입처 기자단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거기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 관문을 넘어도 2차 관문인 대법원 기자실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무위로 돌아간다.
이런 기성 법조기자단의 폐쇄성에 반발해 ‘2기자단’이 생겼다. 법조기자단의 정보 독점 등에 반대하며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 때 결성됐다. 2기자단을 ‘비(非)법조기자단’이라고도 한다. 탄생 취지에 맞게 명문화된 가입 조건은 없다. 현재 서울 지역 법원과 검찰을 취재하는 전문지, 주간지, 소규모 매체 등 49개사가 모여 취재 정보를 공유한다. 이 비법조기자단은 법조기자단이 독점적 행태를 보일 때 반대 목소리를 내며 페쇄성에 일정 부분 균열을 내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이 비법조기자단에 등록 신청을 한 뒤 내부에서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없던 가입 조건을 명문화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최소한의 문턱을 마련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에 대해 비법조기자단 간사 데일리안 황기현 기자는 “(비법조기자단 소속사) 49개 매체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라며 “어떤 기준을 적용하고, 누구를 안 받고, 그걸 간사인 제 임의대로 해도 되느냐 이런 고민이 있었다”라고 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운영 규칙 명문화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비법조기자단 운영규칙 가안⋯ 자신들이 비판했던 ‘법조기자단’ 규정 판박이
문제는 이 가안이 비법조기자단이 비판했던 법조기자단의 운영 규칙과 거의 같다는 점이다. ‘비법조기자단 운영 규칙(가안) 2장 4조에 따르면, “기존 회원사의 명시적 반대가 있을 경우 총회에서 등록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찬반 동수이면 등록 신청사에 공지 후 총회에서 재투표”를 진행한다. 토론 후에도 “찬반 동수이면 최종적으로 가입이 거절되는 것으로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안은 한 차례 수정을 거쳤다. 기자의 취재 권리, 국민의 알 권리를 기자 투표로 제약한다는 점에서 법조기자단 등록 절차와 같다.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의 비법조기자단 가입 신청은 49개 소속 매체 중 29개 사가 참여해, 반대 23, 찬성 2, 기권 4로 거절됐다. 당시 <취재편의점> 가입 신청 문제를 두고 아래와 같은 의견이 나왔다.
“유튜버를 기자단에 가입시킬 경우, 다른 1인 미디어 운영자도 같은 권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음”
“기자단의 자격 기준이 모호해질 경우, 단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음”
“유튜버 난립으로 기자와 유튜버의 구분이 없어지게 됨. 장기적으로는 기자단 자체가 와해될 우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개인 콘텐츠 제작자로서 기자단 역할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입이 어려움”
<취재편의점> 신청을 가로막은 건 비법조기자단이 새로 마련한 ‘최소한의 문턱’이다. 이를 계속 적용한다면 앞으로 사실상 어떤 유튜버도 들어올 수 없게 된다.
‘유튜버 난립’ 우려 헌재 좌석지정제, <취재편의점> 거부 이유 같아
비법조기자단의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거부는 최근 법조기자단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을 하는 헌법재판소에 법조기자단만 앉을 수 있는 좌석지정제를 시행하며 내세운 논리와 판박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리 취재에 기자가 몰리자 법조기자단은 소속사 기자만 앉을 수 있는 좌석지정제를 만들었다. 법조기자단에 소속되지 않은 기자는 법정에 자리가 비어도 앉을 수 없는 일이 자주 생겼다. 이에 법조기자단 밖 언론사가 ‘법조기자단 좌석지정제’ 철회를 요구하자 법조기자단 간사는 ‘극우 유투버 난립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기자라고 주장하는 극우 유튜버들로 인해 윤석열 탄핵 심판 날마다 극도의 혼란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헌재 취재를 오래 해온 법조출입기자단에게 ‘기자실 기자석’ 개념의 좌석지정제가 실시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철회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헌재를 취재하고 지켜온 출입기자단 기자님들 입장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법조기자단은 ‘극우 유튜버 난립’을 이유로 취재 특혜를 유지했는데, 비법조기자단 역시 ‘유튜버 난립’을 우려하며 문턱을 높였다. 법조기자단의 이러한 폐쇄적 행태에 지난달 12일 비법조기자단 소속사인 미디어오늘, 그리고 비법조기자단의 폐쇄적 행태에 항의하고 탈퇴한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뉴스어디, 일요시사 등이 피해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윤선 기자는 “취재편의점에 기자들이 적대적 감정이 있어서 거절했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1기자단과 다름없는 2기자단을 만든다면 2기자단은 왜 만들어진 건지, 그러면 또 나머지 매체끼리 3기자단을 만들어서 1군 2군 3군 체제로 운영이 되는 것인지, 그게 과연 대한민국 언론의 건강한 모습인 건지에 대해서는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20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오마이뉴스 기자 시절인 2005년 경찰청 출입기자단 소속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자실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장 기자는 당시 ‘경찰청 과거사위원장 간담회’를 취재하러 갔다가 경찰청 공보담당관실 관계자와 경찰청 출입기자단 간사로부터 “상주 기자가 아니면 기자실에서 하는 브리핑에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장 기자는 “경찰청 기자실이 출입기자만의 ‘전용구역’임을 밝힌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구태 그대로다”라고 기사에 썼다. (<‘폐쇄적 기자실’ 마지막 성역, 경찰청>, 오마이뉴스) ‘폐쇄적 출입기자단’ 문제는 지금도 여전하고, 장 기자는 또다시 문제의 당사자가 됐다.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 “개방 목적으로 만든 건데 각종 논리 들어 또 반대할 건가”
이러한 과정을 두고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극단적 유튜버의 가입을 막을 최소한의 가입 조건은 필요하지만, 개방적인 방향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는 뉴스어디와의 통화에서 “개방을 목적으로 (비법조기자단을) 만들어 놓은 건데, 여기 들어오려면 또 투표해야 하고, 여기 왔는데 유튜브면 안 된다, 너무 반정부적이면 안 된다, 각종 논리를 들어 이제 다 반대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홍준표 기자는 ‘가입 범위’를 문제로 꼽았다. “기자만 허용할지 PD나 영상 쪽도 허용할지 문제가 조금 되는 것 같다”라며 “전반적으로 장벽을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해야 맞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비법조기자단이 장벽 두드리지 않으면 법조 폐쇄성 더 공고해질 우려”
비법조기자단의 폐쇄성이 법조기자단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법조기자단 소속 매체 기자는 “법조기자단의 폐쇄성, 높은 장벽을 두드리는 사람이 비출사(비법조출입사) 기자님들이라고 생각했다. 저도 비출사 소속일 때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없어지면 폐쇄성이 공고해지고, 아무도 문제 제기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까 우려된다”고 했다.
시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비법조기자단 소속 기자는 “오프라인 모임이나 논의도 한 번 없이 (운영규정을) 이렇게 정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라며, “몇몇 기자랑도 이렇게 바쁜 시기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내용에 너무 문제가 많아 보인다는 얘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비법조기자단 간사 “탄핵 심판 선고 이후 오프라인서 논의할 것”
비법조기자단 간사 황기현 기자는 “확정을 지어서 이대로 가겠다라고 한 건 아니다”라며 “오프라인 논의를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이후에 날짜를 잡아서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되, 최대한 개방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사회 상규 범위 내에서 문제가 되면 허용돼선 안 되는 것이고, 만약에 그런 데서 문제가 없으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야 원래 법조기자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법조기자단을 만든 목적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영 규칙 마련에 참고할 만한 기준에 대해서는 “신문 윤리 실천 요강, 신문 윤리 강령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영흠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버 등의 기자단 가입과 관련해 “언론과 언론이 아닌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매체 환경이기도 하고, 기자단에 들어올 자격이 있는 매체와 그렇지 않은 매체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 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그나마 합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선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라고 말했다.
취재: 박채린(rin@newswhere.org)
기준을 잘 마련하길 바라겠습니다. 개방되어야 해요.
언론과 언론이 아닌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매체 환경이기도 하고, 기자단에 들어올 자격이 있는 매체와 그렇지 않은 매체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 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맞는말이다. 무슨 구분을 짓자는건가. 박영흠 교수님 말처럼 구분짓지말고 그냥 모두 기자단에 받아들이면 된다.
1. 가안 짰으니 의견달라고 했음. 2. 의견달라고 3주동안 기다려도 아무말도 안함 3. 투표하기전날 나는 바빠서 못봤다.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하자
어쩌란 말인가.. 온라인에서도 의견한줄 안내던사람이 과연 오프라인에 나와서 무슨말을 할것인가?
기자님 꼭 그날 오셔서 취재해주세여~
가세연처럼 언론 같지 않은 언론을 걸러낼 최소한의 필터링만 되면 좋겠네요. 다같이 잘 논의해보시기를
현재 최고의 이슈인 탄핵 선고는 일단 본인들 선에서 독점하고, 그 이후에나 그 외 3군이 참여하든 말든을 결정하겠다는 이기주의로 밖에 안 보인다.
댓글좀 달게 해주세요~~~
유튜브 차별하는 2기자단은 반성해라~
아이고 기자들이 참 xxx가 없네요~ 유튜버들도 엄연한 언론인데 말이죠~ 고성국 tv, 가세연, 장윤선 모두 똑같는 유튜버 언론입니다~ 차별하면 안되는데 말이죠~ 조만간 2기자단 찾아가겠습니다~ 언론자유를 보장하라!!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