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신문, 대주주 ‘더존비즈온’ 인터넷은행 도전 소식 1면 톱으로 다뤄
- 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다른 컨소시엄 소식은 5~16면에 홀대
- 사설엔 더존비즈온과 아마존 협약 소식, IT 전문 타사 기자 “아마존 협약 추진 기업 여럿”
- 편집국장 “침해 없는데 독립권 왜 요구하나?”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네 번째 인터넷은행이 내년에 탄생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 인가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고 발표한 후, 모두 4개 컨소시엄이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경쟁을 본격화했다.
지난 4월 4일 정보통신기술업체 더존비즈온이 4개 컨소시엄 가운데 마지막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바로 다음 날인 5일, 전자신문은 더존비즈온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쓴 <더존비즈온, 제4인터넷은행 출사표>를 1면 머리로 싣고, 9면에도 관련 기사를 배치했다. 전자신문이 이날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한 뉴스인 셈이다.


전자신문은 더존비즈온이 인터넷전문은행 ‘더존뱅크’를 설립할 경우, “주요 대기업 등을 주주사로 참여시킬 계획”, “금리와 한도를 혁신할 계획”이고, “대기업 등 더존뱅크 주주사 구성이 완료된다는 가정“하에 “재무 안정성도 도전 컨소시움 중 최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현 가능성과 별개인 ‘계획’과 ‘가정’으로 더존비즈온 인가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두 면에 걸쳐 실었다.
전자신문 1⋅9면 게재에 호재성 기사도⋯ 더존 주가 4만 4천→5만 3천
더존비즈온의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예정 소식이 알려지자 전자신문 인터넷판 등을 포함해 81개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주가는 전날보다 21%가량(44,050→53,300) 올랐다. 이 소식을 다룬 매체 대부분은 더존비즈온 보도자료를 토대로 1-2건 정도 기사를 썼지만, 전자신문은 지면 1면과 9면 상단, 인터넷판 기사 1건 등 모두 3건을 썼다. 이와 함께 더존비즈온 홍보 기사인 <더존비즈온, KAIST와 함께 ‘AI 공동 연구’ 나선다>도 지면과 인터넷에 실었다.

더존비즈온에 앞서 다른 3개 컨소시엄이 인터넷 전문은행 도전 의사를 밝혔을 때, 전자신문은 이를 어떻게 보도했을까. 소소뱅크(소상공인연합회 및 윙크스톤파트너스 등)는 16면(<[2024 신년기획]국내 10대뉴스-제4이통·제4인뱅 도전장>, 1/2), 유뱅크(현대해상, 렌딧, 루닛, 트래블월렛 등)는 8면(<막오른 제4인뱅 경쟁…현대해상-핀테크 출사표>, 2/6), KCD뱅크(한국신용데이터, 국내 금융그룹)는 5면(<[이슈플러스] 소상공인으로 바늘구멍 뚫기…4인터넷은행 3대1 경쟁>, 2/6)에 인가 신청 예정 소식을 보도했다. 1면에 보도한 경우는 없다.
전자신문, 더존비즈온 협약 소식도 사설에서 다뤄
전자신문은 이에 앞서 더존비즈온을 사설로도 띄워준 바 있다. 사설은 1면 상단 기사만큼 무게감이 있다. 언론사를 대표하는 의견이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17일 <[사설]글로벌 SaaS 도약 견인차 되길>은 더존비즈온과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공동 협의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은 더존비즈온이 발표한 보도자료와 흐름이 유사하다.

(사설 첫째 문단)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손잡았다.
(보도자료 첫째 문단) AWS코리아와 ‘글로벌 SaaS 사업 진출 및 서비스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설 둘째 문단) 더존비즈온의 기업용 솔루션 강점과 AWS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 급증하는 글로벌 SaaS 전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자는 취지다.
(보도자료 둘째 문단) 더존비즈온이 지닌 기업용 솔루션 분야의 강점으로 전 세계 SaaS 전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취지다.
(사설 셋째 문단) 양 사는 더존비즈온 △ERP 10 △아마란스(Amaranth) 10, 위하고(WEHAGO) 등 핵심 솔루션을 AWS 인프라에 연계 구성한 ‘더존 솔루션 on AWS’를 구축한다.
(보도자료 셋째 문단) 양 사는 먼저 글로벌 SaaS 진출을 위해 더존비즈온의 ERP 10, Amaranth 10, WEHAGO 등 핵심 솔루션을 AWS 인프라에 연계 구성한 ‘더존 솔루션 on AWS’ 구축에 나선다.
(사설 셋째 문단) 경영진 간 전략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 협의체를 구성, 지속적 협력을 추진한다.
(보도자료 넷째 문단) 상호 경영진 간 전략적인 관계 강화를 통해 공동 협의체도 구성한다.
사설은 보도자료에다 ‘새로운 돌파구가 되길 기대한다’, ‘글로벌 도전도 더 늘어나길 바란다’ 등 업무협약에 의미를 부여하는 문장만 덧붙인 정도다.
더존비즈온, 560억 원에 전자신문 사들여
더존비즈온이 어떤 기업이기에 전자신문이 1면과 사설 등에서 긍정적으로 다룬 것일까.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10월 20일 호반건설에게 전자신문 지분 74.38%를 사들여 1대 주주가 됐다. 인수 가격은 560억 원이다. 더존비즈온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한글과컴퓨터, 안랩 등과 함께 국내 대표 IT 기업이다.

편집국장 “의도한 바 아니다”, 담당기자 “산업 잘 되게 하는 게 산업지”
뉴스어디는 전자신문 측에 더존비즈온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1면, 9면에서 비중있게 다룬 데 대주주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김승규 전자신문 편집국장은 “더존이 유리하다거나 그런 표현을 쓴 게 없었을 거다”라고 했다. 더존비즈온의 전망이 제일 좋다는 식의 내용이 있다고 묻자 “제가 의도한 바는 아닌데, 금융당국이 여기(더존비즈온)를 더 해줘야 된다거나(인터넷은행으로 지정해줘야 한다거나) 이런 뉘앙스를 담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면 중요하다고 보는 거고 (중략) 데일리 뉴스랑 비교를 해야 한다”며 기사 가치를 판단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또 “내(더존비즈온)가 너네 주주니까 기사를 더 실어라 요구하는 건 없다. 엄밀하게 따지면 없다”라고 했다.
또 더존비즈온과 아마존웹서비스(AWS) 업무 협약 소식을 소개한 사설이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온 전자신문의 다른 사설과 비교된다는 지적에 김 편집국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잘) 나오면 ‘삼성전자 이번 기회로 국제적으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이런 사설도 쓴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ㄱ 기자는 개인 견해라는 점을 전제로 “더존비즈온은 코스피 상장 업체”라며 “코스피 상장 업체가 인터넷은행을 한다고 하는데 그건 중요한 뉴스”라고 했다. 또 “저희 지면 성격이 산업지인 건 아시냐”라며 “산업이 잘 돼야 하는 거고, 그런 방향성에서 그게(그 기사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타사 기자 “아마존웹서비스와 협업 추진 국내 기업 여럿”
더존비즈온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협업 추진은 전자신문 사설에 실릴 만큼 업계에 중요한 뉴스일까.
소프트웨어 분야를 10년 이상 취재해온 한 매체 기자는 “아무래도 그런(대주주 눈치를 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긴 하다”라면서 “더존은 국내 SW업계를 대표하는 솔루션업체 중 하나이지만 AWS와 SaaS 관련 협업을 추진 중인 다른 국내기업도 여럿 있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산업 관련 진흥 업무를 담당하는 한 기관의 관계자는 “AWS가 아니라도 네이버, 카카오도 해외 진출을 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기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인수 전후 2개월 분석하니 지면 기사 0건→17건, 보도량 17건→32건 ‘껑충’
뉴스어디는 더존비즈온의 전자신문 인수 전후 2개월 간 기사를 비교했다. 인수 소식이 전자신문 지면에 처음 보도된 9월 26일을 기준으로, 인수 전(7/25~9/25), 인수 후(9/26~11/26) 전자신문 홈페이지에서 ‘더존비즈온’을 검색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인수 후 2개월 간 더존비즈온이 언급된 기사는 총 32건이다. 이 중 보도자료를 싣거나 홍보성 내용을 담은 기사는 23건(72%)이고, 지면에 게재한 경우는 17건(74%)이다.
인수 전 2개월 간 더존비즈온이 언급된 기사는 총 17건이다. 보도자료를 싣거나 홍보성 내용을 담은 기사는 5건(29%)이고, 지면 게재는 한 건도 없다.

대주주인 더존비즈온이 편집권을 침해하지 못하게 할 장치는 있을까. 전자신문 구성원들은 호반건설과 더존비즈온의 지분 매매 계약 체결 일주일 전인 9월 18일 이 소식을 처음 접했다. 당시 전자신문 데스크, 언론노조 전자신문지부, 한국기자협회 전자신문지회는 <김상열 회장과 김용우 회장은 전자신문 구성원 앞에 서라>는 제목으로 공동성명을 냈다. 편집권 독립 장치 보장, 향후 10년 간 전자신문 투자 계획 등을 요구했다.
전자신문 구성원이 요구한 ‘편집권 독립 장치’가 제도화됐는지 묻자 김승규 편집국장은 “제도화된 게 없는 게 맞다”라며 “(편집권 독립) 보호장치를 마련하라는 요구는 선언적 의미”였다며 “구성원들이 존재감(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한 거라고 했다. 또 “대주주가 뭘 했을 때 이것은 언론에 부적합한 행위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는 건 안 된다, 성명도 붙을 수도 있고 요구를 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취재・영상 제작・디자인: 박채린(rin@newswhere.org)
또 다른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는군요.
전자신문의 대주주가 인터넷 은행업을 시작한다니.
“의도한 건 아니고 산업을 잘 되게 하려는 거야.”
라는 가당치도 않은 핑계와 변명을 언론사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하고 있고.
전자신문에 공정하고 투명한 언론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습니다.
꼼꼼하게 분석한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