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고려대 등 박형준 시장 관련 대학 매체에 정부광고 몰아줘

부산시가 박형준 시장의 모교인 고려대 관련 3개 매체에 4천만 원이 넘는 정부광고비를 몰아준 것이 ‘뉴스어디’ 취재 결과 확인됐다. 또 박형준 시장이 교수로 재직했던 동아대 관련 매체에는 2천 7백만 원의 정부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와 동아대에 집행한 6천 7백여만 원은 박형준 시장 임기 동안 부산시가 전국 대학 관련 매체에 집행한 정부광고 예산의 72% 규모다. 그러나 동아대와 부산대를 제외한 부산지역 22개 대학 관련 매체에는 부산시 정부광고 집행이 전무했다.

특히 부산시는 부산 청년 정책 광고를 고려대 학내 매체에 집행하기도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광고도 고려대 관련 매체에 가장 많이 집행했다. 정부광고란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 등이 신문·방송 등 매체에 집행하는 광고를 말한다. 부산시의 박형준 시장 모교 관련 정부광고 집행 행위는 광고 효과나 지방자치의 의미는 고려하지 않고 사적 이해관계에 얽힌 예산 집행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현 부산시장은 1978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해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부터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역임했고, 2021년 3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교수직을 사임했다.

(좌) 박형준 부산시장을 ‘박형준(사회78) 교우’로 표기해 보도한 4·7 보궐선거 당선 기사. (고대교우회보 21년 4월호), (우) 동문이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시장(왼쪽에서 일곱 번째)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넸다는 내용의 기사. (고대교우회보 22년 10월호)

부산 24개 대학 중 22개 대학에는 부산시 광고 0건…1위는 모교 고려대


뉴스어디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정부광고 데이터를 토대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부산시장 재임 기간에 부산시 정부광고 집행 현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산시는 2021년 4월 8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고대교우회보’에 2675만 원, ‘고대신문’에 1155만 원, 고려대 교지 ‘고대문화’에 200만 원을 집행했다. 고려대 관련 매체 광고 집행 총액은 4030만 원, 같은 기간 부산시가 대학 관련 매체에 집행한 전체 광고비 9350만 원의 43.1%를 차지했다.

동아대가 2700만 원(28.9%)으로 뒤를 이었다. 고려대와 동아대 두 곳에 간 부산시 광고비는 모두 6730만 원으로 전체 대학 매체 광고비 9350만 원의 72%에 이른다.


광고 평균 단가도 고려대가 건당 288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동아대가 245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광고 단가가 가장 낮은 곳은 부산대로 178만 원이었다. 

게재 횟수 역시 고려대가 가장 많았다. 박형준 후보 시장 재임 중 부산시가 대학 매체에 집행한 정부광고 39건 가운데 14건이 고려대, 11건이 동아대로 갔다. 

나머지는 부산대 8건(1420만 원), 서울대 4건(800만 원), 연세대 2건(400만 원) 순이다. 부산에는 부산대, 동아대 외에도 22곳(일반대학·전문대·교육대학 포함, 국가교육통계센터 기준)의 대학이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들 부산지역 대학 매체에는 정부광고를 주지 않았다.

취임 이틀 만에 사적 인연 대학 매체 광고 시작…고대·동아대엔 5년 연속 집행

박형준 후보가 부산시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고려대와 동아대, 두 대학 관련 매체에 광고가 집중된 정황도 확인된다. 박 시장 취임 후 이틀 만인 2021년 4월 10일 동아대 관련 매체에, 약 한 달 뒤인 5월 10일 고려대 교우회보에 부산시 광고가 게재됐다.

박형준 시장 취임 후 5년 연속, 매년 2회 이상 부산시 정부광고를 실은 대학 매체는 고려대·동아대 두 곳뿐이다. 같은 기간 부산대는 연 1회(2023년만 3회), 서울대는 2021~2024년 연 1회 후 2025년부터 게재가 끊겼다. 연세대는 2023·2024년 각각 한 차례 광고를 받았다.


박형준 후보가 부산시장에 취임하기 전인 2019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약 2년 3개월 동안 부산시가 대학 매체에 집행한 정부광고는 서울대학교신문 1건(220만 원)이 유일했다.

부산 거주 청년 대상 정책 광고를 고려대 ‘고대신문’에 실어

부산시가 고려대 관련 매체에 게재한 광고 중에는 부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광고도 포함돼 있다. 부산 거주 청년에게만 제공하는 임차비 지원 등을 안내하는 부산청년플랫폼 ‘청년G대’ 광고를 부산시는 2025년 3월 31일 고려대 학내 매체인 ‘고대신문’에 실었다. 광고비는 275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고려대 학내 신문 ‘고대신문’에 실린 부산청년플랫폼 ‘청년G대’ 광고(2025년 3월 31일 자). 광고와 무관한 상단 기사는 뉴스어디가 흐리게 처리했다. (출처: 고대신문)

광고 게재 시점인 2025년 3월 31일 기준 해당 플랫폼의 최신 게시글은 ‘2025년 3월 머물자리론 선정자 공고’(3월 24일 게시), ‘2025년 공공기관 합동 채용 설명회 개최’(3월 28일 게시)였다. ‘머물자리론’은 부산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19~39세 무주택 청년 세대주를 대상으로 임차보증금 대출 및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5년 공공기관 합동 채용 설명회’의 참가대상은 ‘청년 구직자 누구나’지만, 장소는 부산시청이고,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행사다. 부산 등 인근 지역 청년이 아니면 참가가 쉽지 않다.

부산청년플랫폼 ‘청년G대’ 홈페이지. 부산 청년 대상으로 일자리, 주거 등 정보를 안내한다.

부산청년플랫폼 ‘청년G대’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는 뉴스어디의 질문에 부산시청 청년정책과 관계자는 “부산 청년을 위한 정책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타 지역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는 ‘부산 온나 청년 패스’가 유일한데, 부산시가 해당 정책 추진을 발표한 때는 광고 게재 3개월 뒤인 2025년 7월 30일로, 광고 시점과 동떨어진다. 

언론진흥재단 정부광고 데이터에 따르면, 이 플랫폼 광고는 박형준 후보 부산시장 재임 중 총 22건 게재됐는데, 그중 대학 매체는 고대신문이 유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국제신문·부산일보와 부산KBS·부산MBC 등 부산 지역 매체였다. 


다만, 뉴스어디가 부산대신문 PDF 자료를 확인한 결과, 부산대신문에도 박 후보 재임 중 청년G대 광고가 게재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데이터에는 같은 날짜 부산대신문에 다른 제목의 광고가 기록돼 있어, 데이터와 실물 게재본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데이터 누락인지, 광고 교체로 인한 결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시, “시장님 의향 따라간 건 아니다”, “문서화된 기준은 없어”

부산 청년 정책 광고를 고대신문에 한 이유를 묻는 뉴스어디 질문에 부산시 공보담당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책 과정 중에 그쪽으로(고려대로) 하게 됐다”고 했다. 해당 광고 모델이 “서울 쪽에 거주하다 부산 정책 지원을 받고 게임 산업을 진행한 건을 타 지역에 홍보한 건으로 보인다”고도 했지만 ‘고대신문’에 광고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답을 하지 못했다. 

매체 선정 기준 등이 문서화돼 있냐는 질문에 “시정 기여도 같은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집행하는 것이지 문서화해서 그렇게 한다든가 하는 부분은 없다”고 했다. 시정 기여도를 평가한 증거 기록이 있냐는 질문에도 ‘내부 판단이 있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고려대와 동아대에 대학 관련 매체 광고가 70% 넘게 게재된 데에 박형준 시장의 관여가 있던 게 아니냐는 질의에는 “시장님 의향을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 여러 보고 과정을 거치면서 이런 매체(고려대와 동아대) 쪽으로 언론 홍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부산엑스포 광고비, 대학 매체 중 1위는 고려대 관련 매체

2023년 11월 28일, 부산엑스포 유치 결과는 참담했다. 예상을 크게 빗나간 표 차이로 결선 투표에 가지 못한 채 1차에서 떨어졌다. 예산 낭비 문제도 지적됐다. 특히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있는 국가보다 국내 언론에 더 많은 홍보비를 쓰고, 일부 신문사에 돈을 주고 기사와 칼럼을 싣게 하는 ‘기사와 칼럼’ 거래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2024.6.20.)로 드러났다.

당시 부산시 엑스포 광고에서도 고려대·동아대 관련 매체 쏠림이 두드러졌다. 박형준 후보의 부산시장 재임 중 부산시가 대학 매체에 집행한 부산엑스포 유치 광고는 모두 14건, 광고비는 3620만 원(부가세 포함)이었다. 이 가운데 고려대 관련 매체(교우회보 5건·고대문화 1건)에 1720만 원(47.5%), 동아대 매체에 4건(1100만 원, 30.4%)이 집행됐다. 나머지는 부산대 2건(400만 원), 서울대·연세대 각 1건(각 200만 원)이었다.

엑스포 광고 시작과 끝이 모두 박형준 후보 모교 매체였다. 첫 게재는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약 한 달 뒤인 2021년 5월 10일 고려대 교우회보에 실린 ‘2030부산월드엑스포’ 광고다.

마지막 엑스포 광고 ‘Busan is good for EXPO 2030’가 게재된 날은 2023년 11월 30일로, 이날은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119대 29로 대패한 결과가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다.

다만 고대교우회 측에 따르면 이 광고는 2024년 다이어리에 실린 광고였다고 한다. 부산시가 광고를 의뢰한 시점은 엑스포 유치 실패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고대교우회보(좌, 2022년 7월 10일 자, 출처: 고대교우회보), 고려대 교지 고대문화(우, 2022년 7월 20일 출판, 고대문화 제공)에 10일 간격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광고가 실렸다.

10일 간격으로 고려대 관련 매체를 돌아가며 같은 엑스포 광고를 게재한 경우도 있다. 2022년 7월 10일 고려대 교우회보에 ‘2030세계박람회 부산에 유치해’를 광고한 뒤, 10일 후인 7월 20일 고대문화에 같은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사적 인연 대학 매체에 투입한 정부광고 예산, 부산시 위한 지출 맞나

부산 거주 청년 정책,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처럼 부산시 정책을 알리고 부산 시민 이익을 위해 써야 할 정부광고 예산이, 전국 대학 관련 매체 중에서는 유독 박형준 후보와 사적 인연이 있는 대학 매체에 집중됐다. 뉴스어디는 왜 이런 정부광고 쏠림 현상이 일어났는지 부산시에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기사 발행 시점까지 추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시민 세금으로 조성된 정부광고 예산이 시장의 사적 인연에 따라 차별 집행됐다는 의혹에 대해 세 번째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박형준 후보와 부산시의 명확한 답변이 필요해 보인다.

취재: 박채린 (rin@newswhere.org)
카피 에디터: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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